문동후 전 사무총장의 중도 퇴진으로 업무 공백사태를 맞았던 세계태권도연맹(WTF)이 1개월 7일 만에 후임 사무총장을 선임했다.

조정원 WTF 총재는 지난 7일 문동후 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테마데라시 시의원과 시장을 역임한 미국계 양진석(66)씨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문 전 총장이 취임 이후 사무처 직원들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등 내부조직 장악 실패라는 멍에를 뒤집어쓰고 지난 달 2일 사표를 제출하고 WTF를 떠나자 조 총재는 후임 사무총장 선임을 놓고 고심해왔다. 

국제스포츠기구인 WTF 사무처를 장악하고 원활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국제적 감각과 행정 능력을 갖춘 후임 총장을 지난달 안으로 선임하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만큼 적임자 물색이 어려웠다.

결국 조 총재는 장고 끝에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학교 출신인 양진석 총장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태권도계는 섣부른 평가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국기원 한 관계자는 “국내에도 영어와 행정력, 스포츠외교력을 갖춘 인물들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경희대 출신을 사무총장에 선임한 것은 조 총재의 실수”라고 비판했다.

태권도계 전반적인 여론도 싸늘하기는 마찬가지다. 국제스포츠기구에서 얘기하는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이라 함은 스포츠외교력을 뜻하는 것인 만큼, 양 신임 총장은 현재까지 스포츠외교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조 총재가 평소 언급해온 국제 감각을 갖춘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문 전 총장의 경우에도 국제적인 감각과 행정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관료 출신으로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해 스포츠외교력까지 겸비, 국제스포츠기구인 WTF를 국제스포츠기구에 걸맞은 조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조 총재는 강조해왔다. 하지만 WTF 사무처 내부의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과 반목이 문 총장을 중도 하차시켰다.

태권도계는 양 신임 총장이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조 총재가 양진석씨를 사무총장에 선임한 배경에는 태권도인이라는 점과 미국에서 시의원과 시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높이 평가했으며, 같은 경희대 출신인 점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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