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특별심사’ 강행에 많은 태권도인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섰다.

지난 2일 오전 10시, 국기원 홍문종 이사장이 속한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국기원 특별 심사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지난 2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열린 '국기원 특별심사'에 대한 결사반대 집회 장면.

이 날 집회는 범태권도바로세우기운동본부 신성환 대표, 태권도바로세우기 사범연합회 김창식 대표, 세계태권도태두연맹 강신철 총재 등 약 200여 명의 집회 참가자가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국기원 단증의 가치가 훼손되고, 특별심사에 대한 부당성을 바로 잡겠다는 하나의 목소리로 약 2시간가량 집회가 열렸으며, 일선 지도자, 대학생 등이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규태 학생(용인대 태권도학회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대학생은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 ‘태권도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특별심사를 중단해주세요.’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펼쳐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김규태 학생은 “특별심사는 태권도의 단증의 가치와 정체성을 없애는 것”이라며, “많은 태권도학과 학생들이 특별심사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기말고사를 앞두고 쉽지 않은 걸음을 했다.”고 밝혔다.

국기원 특별심사에 반대하는 일선지도자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섰다.

‘결사반대’ 목소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1시부터는 신성환 대표를 비롯해 50여 명의 일선 지도자들이 국기원으로 자리를 옮겨 ‘특심 철폐하라’, ‘특심 중단하라’ 등의 반대 목소리를 외쳤다.

또한, 이 자리서 신성환 대표는 국기원 오대영 사무처장, 김일섭 팀장 등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국기원 관계자들에 대한 폭언과 비난을 내뱉기도 했다.

모든 집회가 끝난 후 부산에서 43년의 수련과 30년 간 도장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전국 무림회 임현수 총 대표 사범이 자신이 보유한 8단증 원본과 국기원 관련 자격증 모두를 국기원에 반납했다.

임현수 관장은 “나는 올해 3월에 수술 후 실밥이 있는 상태로 8단 시험을 봤다.”며, “이제 단증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고 내가 태권도를 버린 것이 아니라 태권도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더불어 “다른 돈벌이를 하면서 심사를 안 봤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차라리 이제 나 혼자의 태권도 길을 걷겠다.”고 말하며 국기원장실을 직접 열고 단증을 반납했다.

이와 관련, 국기원 측은 오후 3시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에서 국기원 측 입장 발표를 하고 있는 오현득 부원장.

간담회 자리서 오현득 행정부원장은 “특별심사는 좋은 취지로 진행하고 있고, 17개 시⦁도 협회의 요청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하며, “특별심사를 ‘강행’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진행할 것을 약속한다. 현재 접수는 받았지만 향후 로드맵에 대해서는 이 달 중순 쯤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서는 ‘오현득 행정부원장이 이번 특별심사에 응시하나?’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오 부원장은 “그 부분의 실무자에게 물어보면 대답해 줄 것이다.”라고 했지만, 정작 실무자인 국내사업팀 김일섭 팀장은 같은 질문에 “접수는 끝났지만 아직 접수자 명단은 확인 안했다.”고 답해 숨겨진 계산법을 암시했다.

한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범태권도바로세우기운동본부 측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문대성 의원, 황진하 사무총장을 만나 ‘월단 특별심사 절대 반대’에 대한 항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김무성 대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문대성 위원에게 특별심사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고, 3일 오전에 열릴 최고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다룰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류호경 수습기자  hk3113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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