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에서 열리고 있던 대학선수권대회 2일째 여자 1조 -62kg급 결승전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3회전 홍 선수가 청 선수를 상대로 12초를 남기고 역전에 성공,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4대 3으로 리드를 하고 있었다.
이때 이기고 있던 홍 선수 세컨드가 영상판독을 신청하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당 세컨드의 주문은 청 선수의 갈려 후 공격에 대한 감점 요청. 당시 양 선수는 경고를 하나씩 안고 있었다.
 |
||
| 홍 선수 세컨드가 영상판독을 신청하려다 포기하고 판독권만 빼앗긴 갈려 후 공격 해당 장면. | ||
홍 선수 세컨드가 주심에게 영상판독 주문 내용을 설명하던 중 코트 바깥에 일명 사이드세컨드가 홍 선수 세컨드에게 영상판독 카드를 쓰지 말 것을 지시했고, 잠시 머뭇거리던 홍 선수 세컨드는 상황을 파악했는지 주심에게 ‘그냥 판독권 뺏기겠습니다’라며 카드를 건네주었다.
주심은 카드를 회수하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 남은 1초는 흘러가고 홍 선수가 1점차 신승으로 우승했다.
청 선수 세컨드는 경기가 끝난 후 해당 경기 주심에게 “영상판독을 신청하려다 포기하고 판독권을 빼앗겼으니 청 선수에게 경고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았고, 주심은 “이런 경우 영상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포기했으니 판독권만 회수한다. 내 판단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다시 청 선수 세컨드는 “그렇다면 영상판독을 신청하지 않은 것이고, 당시 홍 선수 세컨드가 의자에서 일어났으니 경기규칙에 따라 경고를 주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질의, 주심은 ‘영상판독을 신청하기 위해 일어난 행위이니 경고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상황에 대한 명시적 경기규칙은 없다. 다만 영상판독 지침내용에 ‘세컨드가 영상판독을 신청할 듯 말 듯 주심을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 판독권을 회수한다’고 되어 있다.
당시 주심이 영상판독 지침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지 여부와 별도로 해당 상황에 대한 경고 없는 판독권 회수는 적절한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대한 현장에서의 의견은 분분했다. 심판부 내에서도 ‘경고를 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며 기우뚱 하는 이가 있는 반면, ‘경고를 주지 않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심판부 외 현장 임원 중에서도 이 상황에 대해 확실한 근거를 즉석에서 설명하기는 어려운 듯 ‘애매한 상황이기는 한데 판독권만 회수하는게 맞는 것 같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대한태권도협회(KTA) 김현수 심판위원장을 포함해 두 명의 부위원장에게 질의한 결과 ‘이 경우 판독권만 회수하는 것이 맞고, 해당 내용은 영상판독 지침에 나와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올해 초 경기규칙강습회에서 미처 다 설명하지 못한 영상판독 지침 내용 중에 이러한 부분이 있는 것을 2014년도 2월 3일자 태권도신문 온라인 기고 '영상 판독(video Replay)'에 대한 소고(KTA 기술전문위 김경일 부의장, 현 경기위원장)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태권도 경기 규칙이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모두 포괄할 수 없고, 따라서 일부 내용들은 심판부 지침, 영상판독 지침, 경기부 지침 등을 통해 현장에서 운영된다.
예를 들어, 대회 우수선수상을 선정하기 위한 점수집계의 경우 KO승, RSC승, 점수차승에 따라 회전마다 가산점이 다르고, RSC승일 경우 득점과 실점의 합산 방식, 점수차승일 경우 득점과 실점의 합산 방식이 다르다. 이 역시 경기 규칙이 아닌 경기부 지침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역시 다음 기회에 세세하게 기사로 다룰 계획이다.
따라서, KTA는 정확하고 합당한 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이러한 지침 내용을 경기에 참여하는 지도자 및 선수들이 충분히 숙지토록 공유해야한다. 선수 및 지도자 역시 이러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0년의 도약' 태권도원 10주년 기념식 개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