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지난 11일 태릉선수촌에 입촌,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는 각각 남녀 1,2진 32명과 코칭스태프 5명 등 37명. 3진은 각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김종기 감독(왼쪽)이 선수들에게 훈련자세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훈련은 하루에 3회에서 4회로 나눠 체력훈련과 전략․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월, 수, 금요일은 새벽 6시 인터발 트레이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10시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오후 3시부터는 대도전자호구를 착용해 적응력을 높이고, 발차기 등 전략․전술훈련을 실시한다. 화, 목요일에는 야간훈련까지 실시하고 있어 하루 훈련시간은 7시간.

대한태권도협회(KTA)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1년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2012년 런던올림픽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참사를 당하자 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려진 코치진인 만큼, 코칭스태프도 남다른 각오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종기 감독은 "최근 들어 외국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면서 “국가대표도 장기적인 프로그램에 맞춰 체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창의적인 훈련프로그램을 도입해 훈련 분위기를 개선하고, 국제무대서 확 달라진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급한 것은 다음달 5일 치러지는 1차 평가전이다. 물론 선수들은 각 소속팀으로 돌아가 평가전을 치르지만 선수촌에서 훈련한 선수들과 소속팀에 남아서 기량을 닦은 선수들과의 비교가 되는 만큼 선수들 못지않은 코칭스태프 평가의 날이기도 하다.

1차 평가전을 앞두고 첫 번째로 주목받는 체급은 남자 -58kg급이다. 이 체급은 신성으로 떠오른 이호형(한국체대)의 활약여부다. 지난달 남양주시에서 열린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 이길수(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해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누르고 1진에 오른 이호형이 다시 그 때의 기량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자 -80kg급도 이번 1차 평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한국가스공사의 유일한 국가대표 김응현, 그리고 군인정신을 앞세운 조유진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응현은 그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해 온 김응현은 팀을 위해서라도 꼭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따야하는 상황이다. 조유진은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 준결승에서 반칙패를 당했다. 그 때의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들 중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여자 -46kg급 체급은 최고 흥미롭다. 특히 한국체대 김소희와 대전체고 임민지의 싸움은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공격력과 경험이 많은 김소희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얼굴공격이 장점인 임민지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 여자팀은 경량급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여자 -67kg급도 기대되는 경기다. 배전노장 박혜미(에스원)와 올해 대학팀 영입대상 1순위인 김잔디(부천정산고)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지난달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도 결승전에서 만나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노련미를 앞세운 박혜미냐 패기를 앞세운 고등학생 김잔디의 승부는 다음달 5일 가려진다.

1차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어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평가전 승리를 위해 선수들이 가장 먼저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도 실업팀 선수들이 이기고 가다가 3회전에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역전패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훈련을 게을리 했다는 반증이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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