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 취임식에서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축사를 하기 위해 나선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가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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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절을 하고 있는 조정원 총재 | ||
특히 조 총재는 축사를 빌어 “태권도가 핵심종목으로 포함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바로 태권도계에 산증인이자 세계태권도연맹 창설총재인 김운용 전 총재께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했다. 김 전 총재께서도 ‘방금 전 소식을 들었다’며 기쁨을 함께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간 조 총재는 김 전 총재와의 소원한 관계로 인해 수차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특히 최근 세계태권도한마당 등 큰 행사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함께 보기 어려웠을 뿐 만 아니라,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김 전 총재가 온다 하니 조 총재가 불편해서 오지 않는 것이다’라는 등의 소문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날 조 총재는 취임식 전 김 전 총재와 점심을 함께 하고, 축사를 빌어 조 총재를 수차례 언급하며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여기에 조 총재의 큰 절이 더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이날 취임식 축하 내빈 중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최근 대한태권도협회 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다.
오는 7월 멕시코에서 치러지는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선거를 두고 올림픽 핵심종목 잔류라는 큰 성과를 거둔 조 총재를 상대로 현 정부의 실력자이기도 한 홍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최근 태권도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상황.
조 총재는 “태권도는 2020년까지 핵심 종목으로 살아남은 것이지 이후에는 또 다시 4년마다 집행위원회에서 퇴출 종목을 선정해 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조 총재의 행보를 두고 대부분의 하객들은 박수로 화답하고, 조 총재의 이전과 달라진 모습에 의아해 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홍 의원의 도전에 위기감을 느낀 조 총재가 보다 겸손한 처세로 행보를 가다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내빈으로 참석해 홍 의원은 VIP석에서 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대조를 이뤘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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