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 시내 일부 합기도 도장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도 모자라 불법으로 승품,단 심사를 받은 것이 확인돼 태권도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19일 원주시 모 합기도 도장의 관원 80여명은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서울시태권도협회 모 구지회에서 주관하는 승품,단 심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에는 1품뿐 아니라 2품, 3품에 응시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태권도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확인된 합기도 도장의 회원들은 서울시태권도협회 모 구지회의 상임부회장 ID를 사용해 심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합기도장은 이번 심사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태권도협회의 심사에도  관원들이 응심하도록 해 온 것으로 알려졌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심사에서 1품 심사비로 응심자로부터 정상적인 심사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26만원이나 받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경악케 하고 있다.

문제의 이번 심사에서 자신의 ID를 사용토록 제공한 모 구지회 상임부회장은 “심사가 시행되고 그 후에야 이번 일을 전해 들었다. 같은 지역의 체육단체에 ID를 제공해 도움을 주고 있는데 거기를 통해 이번 응시자들이 들어왔다. (이번 일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는 “태권도 심사에서 (태권도) 실력과 자격만 된다면 심사를 안 봐줄 이유가 없다.”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한편 원주시태권도협회의 김재혁 전무이사는 이번 일을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에 공문을 보내 “태권도 승품,단 심사는 마땅히 등록된 태권도장에서 수련하여 심사에 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기도 도장에서 편법을 이용하여 응심하였다는 것은 승품,단 심사 질서를 파괴하고 태권도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행위다.”고 주장하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응심이 가능하도록 한 관계자들을 발본색원하여 적법처리(합격취소)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김 전무는 또 이번 사건을 현재 관할경찰서에 사기와 업무상 배임 등으로 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라며 “태권도의 발전을 저해하는 이 같은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원주시태권도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원주시청으로부터 자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1. 합기도체육관은 신고 체육시설업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합기도 도장에서 태권도를 가르칠 수 없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동법 시행규칙 제6조에서는 체육도장업의 운동종목으로 권투, 레슬링, 태권도, 유도, 검도, 우슈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합기도는 신고 체육시설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2. 체육시설업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체육시설업의 영업을 한 자에 대하여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 제38조 2항에 근거〉따라서 신고 없이 태권도를 지도하는 합기도 체육관은 체육시설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 제38조 2항에 의해 법적 처리할 수 있음.

3. 태권도 도장의 주요 핵심 설치 기준(태권도 사범 자격증,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에 적법하지 않은 체육시설에서 태권도를 지도하여 응심하는 자는 마땅히 적법 처리되어야 하며 심사가 취소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됨.

<심대석 기자>       

[정정 및 반론 보도]"합기도장에서 태권도 가르치고 승품심사까지" 관련

본지는 지난해 12월 12일 “합기도장에서 태권도 가르치고 승품심사까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강원도 원주의 모 합기도장이 편법·불법적인 방법으로 태권도를 지도하고, 승품심사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합기도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신고체육시설업에 해당하지 않아 신고 없이 태권도를 지도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해당 합기도장은 “태권도 유사단체 또는 무술단체인 합기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운 수련생도 국기원 주관의 대한태권도협회의 승품 심사에 응심할 수 있으며, 심사비 역시 26만원이 아니라 심사비 16만원과 특별수련비 10만원을 받은 것이다.”고 알려왔습니다.
위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심리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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