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최종준 KOC 사무총장, 배종신 진흥재단 이사장, 박선규 차관, 조정원 WTF 총재, 강원식 국기원 원장, 조영기 KTA 부회장(왼쪽부터)

지난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박선규 제2차관의 주선으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4개 단체 수장들은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판가름날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유지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결의를 다지자는 뜻을 모았다. 이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듯 간담회에는 대한체육회(KOC) 최종준 사무총장과 태권도 단체 관계자, 국내 30여명의 취재기자들도 참석했다.

이날 박선규 차관은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에 대해 근본적으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김운용 전 총재 이후 국제스포츠무대에서 태권도의 외교력이 약화되고 태권도 단체 간의 역할분담이 미흡한 반면 올림픽 종목의 지위를 경합하고 있는 트라이애슬론, 근대5종, 승마, 복싱 등의 IOC내 입지 강화 노력이 증대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태권도 각 단체의 협력과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박 차관은 태권도의 올림픽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9월 태권도 4개 단체의 사무총장과 문체부 체육국장, 외교부 문화외교국장 등으로 구성된 TF팀(위원장: 문체부 제2차관)를 구성해 매달 한 차례 정기회의를 갖고 상호협력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태권도 각 단체 수장들이 참여하는 ‘태권도발전협의회’도 구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모임은 박 차관의 말대로 “일부에서 지적하는 태권도계 분열의 우려를 씻고,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를 위해 4개 단체 수장들이 모여 악수하는 자리”인 셈이었다.

이날 WTF 조정원 총재는 위기의식의 실체에 대해 “개인적으로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런던 올림픽만 잘 치러내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국내 태권도인들끼리 단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문제이고, 올림픽 종목 유지 여부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A 조영기 부회장은 “내부 화합이 필요할 때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태권도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너무 성급히 국기원을 특수법인화해서 오히려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또 간담회 말미에 전자호구 문제도 언급하려 했으나 박 차관이 서둘러 “나중 우리끼리 이야기하자”고 제지했다.

IOC는 2013년 총회에서 26개 하계 올림픽 핵심종목을 25개로 줄여 2020년 올림픽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종목 선정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3년 1월 IOC 프로그램위원회 평가 등을 거쳐 2013년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사실상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는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를 위한 태권도 단체들의 협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그런 공개적인 자리를 정부가 주도함으로써 오히려 스포츠계에 개입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국제스포츠계의 시선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외교전쟁의 장에서 체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부처가 외면할 수는 없었다. 자리는 정부가 주선했지만 결국 4개 단체장들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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