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태권도협회  이주호 회장

모든 경기장에서 관중들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보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선수에게, 팀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며 열광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멋진 경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그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아쉬워하거나 기쁨의 환호성을 터뜨리면서 울고 웃는다. 또한 관중들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열정에 감동하기도 하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통해 희열을 느끼면서 대리만족을 얻기도 한다. 관중석은 바로 그런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러나 단상(壇上)은 조금 다르다. 보통 경기장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는 단상은 모든 관중석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그 대회를 축하해 주고 격려해 주기위한 분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매우 중립적인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어느 한 편만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자리라는 의미다. 따라서 경기장의 단상은 관람석과는 달리 중립적이며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지향하는 경기장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상은 어느 경기장에서나 우러러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단상이 갖는 의미가 중량 미달의 일부 인사들에 의해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사람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들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단상에 있을 때만은 자신의 팀이나 선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을 격려해야 하는 것이 단상에 앉은 사람의 의무요 매너라고 본다. 단상에 앉아서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위한 전략을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하고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격한 반응을 보일 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단상의 권위가 곤두박질칠 것이다.
 
 한 팀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서라면 그런 인사들이 굳이 비좁은 단상에 앉을 필요가 있는 것인지 반문해보고 싶다. 아마 경기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인사는 단상에서 내려와 주기를 정중히 부탁드리고 싶을 것이다. 오히려 그분들에게는 단상보다는 자신의 팀,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관중석이 더 어울리는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관중석은 한 선수, 한 팀만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 ‘응원의 자유’가 나름대로 보장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상은 그런 ‘응원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곳이다. 아니, 오히려 금기시되는 공간이다. 단상은 편파적이어서는 더 더욱 안 되고 어디까지나 중립적이어야 되는 곳이다.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을 격려하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곳이 바로 단상이어야 한다. 단상은 관중석이 되어서도, 코치석이 되어서도 안 된다. 단상의 공인이 되고자 하시는 분들은 단상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보고 앉는 것이 어떨까.

강원도태권도협회장  이주호

 

강원도태권도협회 이주호 회장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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