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신문 창간 16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

- 김운용 전 총재에게 듣는다.

본지 창간 16주년. 태권도 기구들의 정체성에 큰 혼란이 빚어지던 때인 창간 14주년에 인터뷰를 가졌으니 2년 만의 다시 만남이다. 오랜만에 마주 앉은 때문인지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WTF)을 창설한 김운용(81·사진) 전 총재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질문 하나를 던졌는데, 쉼 없이 대답을 했다. 준비한 질문을 굳이 다 할 필요도 없었다.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를 위해 조언을 하는 김 전 총재의 모습은 너무나 진지했다.

밖에서 지켜보자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였을까. 항상 그러했듯 목소리의 톤에 흔들림은 없었지만 태권도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다. 또 태권도계 수장으로 있는 동안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해 말할 때에는 아쉬움이 역력했고,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를 위해 조언할 때에는 너무도 진지했다.

김 총재는 “재임 기간 태권도대학을 설립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며 “태권도대학을 설립해 전문적인 지도자를 양성함은 물론 대학 내에 태권도연구소를 만들어 품새와 경기규칙, 경기용품은 물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전자호구를 더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총재는 “당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에 들어갈 상황이 아니었는데 나와 사마란치 위원장이 많은 IOC위원들을 설득해 정식종목이 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만큼 흥미가 없거나 말썽이 생기면 언제든지 퇴출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 총재는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종목으로 근대5종과 트라이애슬론, 태권도를 꼽았다. 하지만 그는 “근대5종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에 의해 창안된 종목이고, 트라이애슬론은 IOC 위원 등 국제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사들을 집행위원과 자문위원단으로 대거 영입해 입지를 강화했했다. 태권도만 이대로 간다면 불안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남으려면 야구, 소프트볼, 우슈, 가라테 등 정식종목 밖에 있는 종목들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수영, 육상 등 올림픽 인기종목들과 경쟁해서 이기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경기를 재미있게, 판정을 공정하게 개선해 나감은 물론 스포츠외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총재는 “국기원은 대한태권도협회(KTA)의 중앙도장으로 건립됐고, 제1, 2회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내외 유단자와 지도자를 배출해낸 태권도의 뿌리로서 전통이 서려있는 곳이다. 겉모습만으로 국기원이 태권도 성지로서의 면모를 갖췄니 안 갖췄니 하는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고 세간의 시비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6월 처음 국기원을 방문, “국기원이 세계태권도본부로서 낙후됐고 협소하다”고 평가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였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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