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다툼으로 내홍이 끊이지 않는 충남태권도협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이후 관리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충남협회는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재건되지 않고 있다. 충남 태권도인들의 바람에도 충남협회가 홀로서기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원인에 대해 관리단체로 유지되면서 이득을 취하는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현재 상황을 계속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팽배하다. 바로 현재의 협회 사무국이 관리위원회를 등에 업고 위세를 떨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단체로 지정됐다는 것은 스스로 운영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상위단체가 운영을 도맡겠다는 의미다. 상위단체가 구성한 관리위원회가 해당 단체의 자생력이 생길 때까지 성실하게 운영을 대행함과 동시에 해당 단체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인 진행 과정이다.

따라서 관리위원회는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조직이다. 관리위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충남협회 회원들이 요구하는 것도 바로 그런 것, 충남협회의 신속한 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위원회는 왜 협회 새 집행부 구성을 미루는 것일까?　한 충남 태권도인은 “관리위를 등에 업은 사무국이 그 권력을 이용해 자기 세력을 늘려가고 있다. 태권도계에서의 권력을 맛본 관리위도 이와 같은 사무국의 행태를 방관하고 있으니 한동안 관리단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왜 새 집행부 구성이 늦어지냐는 질문에 관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충남체육회 유명환 팀장은 “충남 태권도인들이 대립하고 있다. 또 5개 시군구협회가 아직 인준을 받지 못했다”고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유 팀장의 해명은 2년 가까이 충남협회가 관리단체로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우선 대부분의 태권도인들이 분쟁의 해결점은 선거에 의한 새 집행부 구성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분쟁을 해결하고 집행부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 관리위는 자격 미달로 인준을 받지 못한 시군구가 5개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인준을 받지 못한 시군구협회는 의도적으로 인준을 거부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천안시태권도협회의 경우 천안시체육회와 천안시장의 인준을 받은 상태지만 관리위는 천안시 소재 회원 70%의 동의를 얻은 회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준을 미루고 있다. 부여군은 관리단체 지정 전 충남협회 최재춘 회장으로부터 인준을 받았으나 지금 관리위가 이를 인정치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몇몇 시군구는 회원도장이 적다는 이유로 인준이 미뤄지고 있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몇몇 시도협회를 확인해본 결과 회원 70%의 동의를 얻은 이를 회장으로 둔 협회만 인준해준다거나, 일정 숫자 이상의 회원도장이 있어야 단체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조항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시도협회 전무이사의 “1개의 회원도장이 있더라도 기초단체의 체육회가 존재하는 한 협회로 인준해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어보아도 알 수 있듯이 관리위가 내세우는 몇몇 인준 요건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관리단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충남 태권도인들의 반목과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위와 사무국 핵심인물 사이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현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라는 의혹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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