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태권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총괄 디렉터인 게리 홀(Gary Hall, 49)은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의 메달 목표를 묻자 “2010년 유럽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상승세에 있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3개를 목표로 모든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원재 교수와 게리 홀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입국, 춘천오픈대회에 참가하고 한국체대에서 전지훈련하던 영국 대표선수단은 지난달 27일 삼성에스원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귀국했다. 게리 홀과 함께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2년째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문원재 교수(한국체대)가 총 13명으로 구성된 영국팀의 이번 내한 전지훈련을 지휘했다. 목표는 그동안 훈련해온 주력기술의 경기 적용과 각국 선수들의 기술 점검. 이를 바탕으로 올림픽까지의 영국팀 훈련 프로그램을 수립할 계획이다.

영국은 올림픽 출전체급으로 남자 -68kg급과 -80kg급, 여자 -57kg급과 -67kg급을 정해 놓은 상태. 최종 엔트리 확정은 유럽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내년 4월 이후다. 앞으로 열릴 브리티시오픈과 독일오픈, 프랑스오픈, 그리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현재 체급별 남자 4명, 여자 2명으로 구성된 영국 대표선수단 가운데 올림픽 출전이 가장 확실시되는 선수는 여자 -67kg급의 사라 다이아나 스티븐슨(Sara Diana Stevenson). 지난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경선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부친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여자 -57kg급의 제이드 루이스 존스(Jade Louise Jones)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 유조(Hou Yozhuo)에게 연장 끝에 패하기는 했지만 역시 영국의 기대주.

영국은 남자 -68kg급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체급에는 세계적으로 특히 강자들이 많은 편이다. 영국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3kg급 은메달리스트 마이클 폴 하비(Michael Paul Harvey)와 -68kg급 동메달리스트 마틴 스탬퍼(Martin Stamper)를 경쟁시켜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작전이다. 남자 -80kg급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아론 쿡(Aron Arthur Cook)의 출전이 예상되지만 오히려 이 체급에 포진한 4명의 복병들이 이번 한국 전지훈련에서 기대이상의 훈련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 에스원을 찾은 영국 선수단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영국 대표선수단의 가장 든든한 원군은 교환교수로 맨체스터에 머물고 있는 문 교수다. 영국 대표팀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는 문 교수는 “영국 선수단은 담당 닥터와 웨이트 코치, 전력분석 코치, 심리담당 코치, 영양관리 코치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또 영국태권도협회가 아닌 UK스포츠로부터 예산 사용과 훈련프로그램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게리 홀의 지휘 하에 일사분란하게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내 역할은 그저 부족한 2%를 채워주는 정도”라며 겸양을 보였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문 교수가 가담한 후 급성장된 경기력으로 인해 내년 이후에도 계속 영국에 남아주기를 원한다는 소문.

이번 전지훈련에서 기대치의 90%를 채웠다는 영국 대표선수단이 1년도 채 안 남은 런던 올림픽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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