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중·고등학교들이 전국단위 경기대회 참가 3회 제한 제도의 적용 대상임을 알면서도 지난 5년 동안 이를 지키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태권도 단체는 물론 태권도부를 운영하고 있는 중고등학교들 사이에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대회 참가제한제도는 초·중·고 운동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교과부가 처음 제도를 시행할 당시에는 체육의 특수목적을 가진 학교라는 이유로 체육중고교는 출전 제한 대상 학교에서 제외했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체육중고 학생들도 출전 제한 대상에 포함시켜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과부의 정책이 실제로 5년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태권도인들이 놀라고 있다. 올해까지도 체육중고교 태권도 선수들은 3회 출전 제한 제도를 지키지 않았고 대부분의 중고교팀 코치들은 교과부 방침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KTA) 역시 최근까지 2007년의 변경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5년간 국내 태권도 단체와 중고팀에서는 체육중고교는 3회 제한의 대상이 아니라고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한 내용을 알게 된 KTA 한 관계자는 “2007년 대한체육회에서 보내온 ‘학교체육정상화추진계획’이라는 제목의 협조 공문을 받았고, 이 공문에는 종전 공문에서 체육중고교는 출전제한 대상이 아니라는 단서만 빠져 있어 당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교과부는 2007년부터 매년 학교체육 주요업무계획에 ‘대회 참가 신청서에 전국 대회 참가 횟수를 명시하고 이를 학교장과 경기단체에서 확인하도록 한다’는 내용과 함께 ‘이 규정을 위반하여 입상한 경우 무효처리하겠다’고 명시했다.

교과부 관계자가 “2007년 제도가 변경될 당시 체육중고 교장협의회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었고, 이후에도 출전횟수를 늘려달라는 요구를 꾸준히 했다. 또 최근에도 협의회에서 이와 같은 요청을 있었다”고 말한 것에 따르면 체육중고교에서는 2007년 변경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부를 운영하는 일반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태권도부에 출전 제한 조치를 그대로 이행할 것을 지시할 것이고, 교장의 권한이 큰 학교 조직에서 이 같은 정부 방침 이행에 대한 교장 지시를 코치가 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체육중고 측은 그 내용을 정확히 알면서도 정부 방침을 5년간 지속적으로 어기고 있었던 셈이다.

교과부의 출전 제한 방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고교 태권도팀들이다. 고등부 태권도 선수들은 전국 대회 입상 전적으로 대학 진학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전국 단위 대회는 일반 학생들의 수학능력시험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소중한 기회가 체육고에 더 많이 부여된다는 것이 늘 불만이었던 일반고교 팀으로서는 체육고교들이 5년간 부당하게 4회 이상 대회에 출전한 것에 대해 교과부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실제 5년 동안 제도를 어기면서 출전한 체육고 선수들 때문에 입상이 좌절되면서 대학 진학에 영향을 받았을 선수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제도의 정확한 내용이 확인된 지금부터라도 KTA가 중고교 선수들의 전국 대회 출전을 어떻게 제한할지, 또 그동안 규칙을 어기면서 대회에 출전한 체육중고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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