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예드 모하메드 풀랏갸르 전자호구특별위원이 KP&P 전자호구를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지난 18, 19일 이틀간 춘천오픈 국제태권도대회에서 실시된 필드테스트에서 KP&P 전자호구는 별다른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았고, 직접 착용한 선수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날 테스트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F) 전자호구특별위원회의 세예드 모하메드 풀랏갸르(이란태권도협회장) 위원이 직접 참여했고, WTF 서정강 경기부장, 이승민 과장도 함께했다. 

KP&P 전자호구는 이미 제주평화기대회에서 한 번의 필드테스트를 받았고 당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테스트는 제주평화기대회가 청소년 경기라는 이유로 성인부 경기에서 다시 한 번의 필드테스트를 해 달라는 전자호구특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KP&P를 경험해보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이 처음으로 이 전자호구를 사용해 보게 됐다. 대도와 라저스트로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많은 한 외국인 선수는 “공격에서 점수가 적절하게 인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 외국인 코치는 “타격을 측정하는 면에서는 다른 전자호구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고 기술적 측면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KP&P에 대한 반응이 아무리 좋았다 하더라도 최근 전자호구의 중요한 점검사항으로 부각된 무선전파에 대한 보안능력에 대해서는 WTF가 별도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민 과장은 “이번 테스트에서 겉으로는 드러난 문제가 없었다. 다만 무선전파 환경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고, 하루하루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그와 관련한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전에 실시된 KP&P에 대한 테스트와 이번 필드테스트를 고려해 WTF 전자호구특별위원회는 이 전자호구에 대한 의견을 WTF에 보고하고, 모든 기술적인 기준에 합치된다고 판단되면 WTF와 KP&P 측이 세부적인 공인계약 협의를 거쳐 최종 공인을 결정하게 된다.

KP&P가 공인되면 WTF 공인 전자호구는 라저스트, 대도, KP&P로 총 3개가 된다. 기술적 결함을 드러내며 올림픽 사용 호구에서 빠지고, 이로 인해 WTF와 송사를 벌이고 있는 라저스트는 내년 5월 계약이 만료되며, 이후로는 대도와 KP&P, 2개사의 경쟁구도가 형성된다.

한편 이번 KP&P 필드테스트에 참가한 국내외 지도자들은 전자호구 사용에는 찬성하지만 확연하게 다른 특성을 가진 전자호구들이 난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적어도 WTF가 공인해준 전자호구라면 전술이 달라질 정도로 기술적으로 차이를 보이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지도자들의 지적처럼 공인 전자호구 사이에 그렇게 큰 기술적 차이가 드러난다면 WTF의 공인기준이 잘못되었다는 반증이 된다. 라저스트 케이스에서 보인 것처럼 WTF의 엉성한 행정이 또 한번 선수와 지도자들을 울려서는 안 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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