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최근 태권도 경기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영상판독소청제도다. 보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마련된 제도지만 판독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불신이 높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호구를 사용할 때  심판에 대한 불신과 비판이 이제 전자호구를 사용하면서 보완장치로 마련한 영상판독으로 옮겨간 모습이다.

태권도 겨루기 경기는 공정성을 이유로 점점 기계의 판정에 의존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자호구 도입이다. 하지만 전자호구가 감지하는 득점은 몸통에 국한된다.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를 위해 개정된 규칙에 따라 머리 득점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머리 공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심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머리 공격에 대한 심판의 판단과 신뢰성을 보완키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영상판독제도다. 세계태권도연맹(WTF)에서 2009년부터 시행했고, 대한태권도협회(KTA)도 최근 한 코트에 두 대의 카메라를 설치, 영상판독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영상 판독은 득점의 여부에 대한 모든 판단에 대해 요청할 수 있다고 KTA 경기규칙에 규정돼 있지만 거의 대부분 머리 공격 득점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 최근 KTA 주최 대회에서 영상판독으로 경기가 뒤집혔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이 오간다. 판독관이 특정 선수를 위한 판독을 했다는 뜻이다. 그나마 기계 도입으로 사라지고 있던 경기장 불신풍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판독관이 특정 선수 편을 들어준다면 이는 과거 일반호구 경기에서의 심판의 불공정 판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머리 공격은 3~4점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의 유효 여부는 곧 승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KTA 경기규칙에 영상판독은 최종 결정이라고 규정돼 있듯이 판독관의 판정 결과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만큼 판독관의 판정은 정확하고도 공정해야 한다.

영상판독제도 자체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영상판독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면에서 기술적, 제도적으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카메라 숫자나 위치, 각도가 충분하지 않아 영상 자체가 타격 여부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 판독관 선정이나 판독 과정 등도 미더운 모습이 아니다.

따라서 판독관의 판정에 시시비비가 일고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실제로 타격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영상판독에 대한 신뢰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태권도신문은 총 4회에 걸쳐 영상판독제도의 도입 취지, 현재의 기술적 제도적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고 개선 방안을 살펴볼 계획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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