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저스트 전자호구에 문제가 생겨 경기가 중단된 상황.

대회 이튿날 외국 M 방송사가 사용한 무선 송출 시스템의 전파 영향으로 경기가 지연되는 등 문제가 생긴 것이다. 라저스트 측은 대회조직위를 통해 방송사의 무선 송출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경기장 프레스석에 여러 대 설치됐던 무선 공유기도 모두 철거했다. 경기장 입구에는 전파방해 등을 이유로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여졌다. 

대회 첫날 시스템 중단으로 몇몇 경기가 지연된 것에 대해 라저스트 김종대 사장은 “해외 모 방송사에서 생각 없이 무선 송출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라며 “비슷한 주파수 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무선 공유기 및 무선 장비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해명했다.

이런 라저스트의 조치는 2006년 발언과 상반된다. 세계태권도연맹의 방침에 따라 전자호구가 개발될 때 전파방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라저스트 측은 “우리는 고유의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전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 들어와서는 김종대 사장은 펜싱 경기장을 예로 들며 무선 시스템을 사용하는 종목 경기장에서의 무선 장비 사용은 상당히 위험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펜싱경기장에서 무선 공유기나 방송장비에 대해 어떤 제제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펜싱협회 한 관계자는 “펜싱 경기는 무선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방송에 대한 제제나 무선 공유기 사용 금지 등의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보산업의 발달로 무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누구나 스마트폰 등 휴대 기기를 통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전파 방해를 일으키려고 의도한 것도 아니고 대회 홍보와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무선장비에도 영향을 받는다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라저스트 전자호구는 이번 대회에서 또 다른 문제점도 드러냈다. 호구와 호구가 접촉했을 때 점수가 표출되거나 혼자 넘어진 선수도 타격 당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이한 현상들이 멈추지 않았다. 배터리 연결 부분의 파손으로 경기 중 교체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물론 이와 같은 문제 자체가 경기의 승패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작은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자주 나타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태권도는 올림픽을 수차례 거치면서도 완성되지 않는 미숙한 종목으로 비춰질 것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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