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경주에서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 조직위원회에서 사용하는 차량이 돈을 받고 일반인을 태우는 현장이 목격된 것이다.

일이 발생한 것은 4월 30일 3시 30분경.

선수단 숙소가 밀집된 보문 관광단지 현대호텔 버스정류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노인 6명 앞에 대회 행사차량이라는 문구를 단 승합차가 멈춰 섰다.

승합차에서 내린 기사는 목적지를 물었고 버스를 기다리던 노인들은 신경주역에 간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버스기사는 1인당 2천 원씩 지불하면 태워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미 30분 이상 버스를 기다리며 지쳐있던 노인들은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에 흔쾌히 승낙 했다.

이 차는 대회 관계자들이 대회 와 관련된 업무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차량으로, VIP를 태우기 위해 신경주 역으로 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함께 버스를 기다리다 승합차에 동승했던 태권도전문지 C 기자는 “돈을 내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서 이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차에 탔다”며 “내릴 때 노인 6명이 모두 2천 원 씩 지불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사는 C 기자에게도 돈을 요구했고 C 기자는 아이디카드를 보여주며 대회 관계자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조직위원회는 서둘러 해당 운전기사 색출에 나섰고 최양식 경주 시장이 직접 담당 공무원과 해당 운전기사에 대한 엄중 처벌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법 영업을 한 차량이 선수단을 태우는 차량은 아니었지만 이런 불법운행이 이뤄지고 있을 때 외국선수단은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숙소와 경기장을 잇는 셔틀 버스가 부족해  운행 간격이 길고 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직위가 해당 기사를 색출해 징계하고 재발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선수단의 편의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절실하다. 경기장으로의 이동은 물론 경기 이외에 관광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안내와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조직위가 대회와 관련 없이 선수단에게 편의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 선수단이 대회 기간 동안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만든다면 10년 만에 종주국에서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더불어 한국이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sign2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