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코치가 태릉선수촌 태권도 훈련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수원시청 박은선 코치가 10년 만에 국가대표 1진을 지도하는 여자코치로 중임을 맡았다. 박은선 코치는 2009년부터 수원시청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털털한 성격으로 선수들과의 관계도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지난해 수원시청 훈련장에서 소속 선수들과 어우러져 실내축구를 하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서 가장 열심히 뛰어다니던 박 코치의 모습이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태릉선수촌에서 여자코치는 여자선수 관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이번 훈련 중에도 모 선수가 이유 없이 하혈을 하는 사건이 생기자 박 코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고 지금은 완치된 상태지만 박 코치가 없었다면 이 선수는 그런 사정을 털어놓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박 코치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한 상담으로 선수를 안정시킬 수 있었고 함께 산부인과로 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강도 높은 훈련 중에는 이와 같은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훈련이나 경기 중 특정부위에 부상을 입거나 생리통 등에 대해 여자선수들은 남자 지도자와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신체적인 문제 외에 개인적인 고민 등도 동성인 여자지도자에게만 털어 놓을 수 있다.  

여자코치가 있으면 선수들의 숙소 생활부터 달라진다. 박 코치는 10시 이후 숙소에서 선수들과 개별 미팅을 가지면서 선수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자주 나눈다. 남자와는 성향이 다른 여자선수들에게 이와 같은 시간은 단결심을 키우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등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성추행이 사회 이슈로 번지면서 과거와 달리 선생님으로 생각했던 남자 지도자들도 여자선수들과 거리를 두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종목에서 여자 지도자들이 능력을 인정받아 대표팀 코치로 선발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최근 들어서야 여성 지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 앞으로는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에도 여성의 비율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박은선 코치의 긍정적인 역할이 태권도에서도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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