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국기원의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의 뚜껑이 열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당초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인사개편을 예고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지난해 5월 특수법인으로 재출범하면서 단행된 구조개혁이 미진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강원식 원장은 지난 연말 강도 높은 구조개혁의 약속을 남겼다. 이후에도 강 원장은 “그동안 국기원의 조직구조가 ‘고비용 저효율의 역피라미드 구조’였다”며, 연공서열의 파괴와 연봉에 비해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3개월여 간 지리하게 끌어온 인적쇄신 및 구조개혁과 관련하여 그 대상과 퇴직 위로금 규모 등의 내용이 국기원 주변을 떠돌면서 직원들은 사분오열되었고, 이와는 반대로 상근 임원들에 대한 연봉 및 판공비 과다책정으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국기원은 안팎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고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했다.

그런 가운데 막상 뚜껑이 열린 조직개편의 내용은 단순한 인사발령의 수준, 인적쇄신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력개발혁신위원회라는 TF팀(이승국, 박윤국, 임신자 이사)까지 만들어 명예퇴직과 조기퇴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 것이라던 발표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현재 국기원 임원들은 이번 인사발령과 관련, 가급적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임춘길 행정부원장은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이 당초의 예상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밤낮 구조조정 얘기만 하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되어 있다. 화합과 안정을 위해 고심 끝에 나온 결론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조차 비판이 무성하다. “차라리 말이나 하지 말지. 기껏 연공서열의 파괴니 뭐니 하더니 결국 나온 게 이것인가?” 하는 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올 정도다. 특수법인으로의 새 출발을 주도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국기원의 행보와 관련, 답답해 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형편.

이번 구조개혁은 지리한 시간 끌기로 오히려 태권도인들에게 ‘더 이상 국기원에 무얼 기대하겠나’ 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을 만들어 비판의 직격탄을 피해나가려 했던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고강도의 인적쇄신이 무산됨에 따라 지난 정기이사회에서 국기원 적립금에서 전용하기로 했던 퇴직위로금 7억원은 다시 적립금으로 돌려질 전망이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