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승단 심사의 타 시도 유출을 막기 위해 단증에 관장 이름을 표기하자는 15개시도 태권도협회의 제안에 대해 오히려 타 시도 응심자들로 인해 수입을 늘려온 서울시협회가 반대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 그렇게 서울시협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27일 강남구협회 고한수 상임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지도자 실명제 적법성 여부’를 질의, 이에 대한 공정위의 답변에 대해서도 해석하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2월 18일자 공정거래위원회 인터넷에 게재된 답변서의 핵심은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의 사전적 판단이 곤란하다”는 것. 즉 시행해 보지도 않은 사안에 관해서 사전에 공정위가 불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 서울지방사무소 총괄과 신영근 조사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 문제는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내부적 규정 등을 통해 시행 여부를 결정할 문제이다. 시행 이후 이와 관련한 피해자나 단체에 의한 공식적인 제소가 발생한다면 공정위는 그에 관한 포괄적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시행하지도 않은 사안에 관해서 불법성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국기원 오대영 사무처장과 KTA 류호윤 기획부장, 서울시협회 김태완 전무 등이 공정거래위를 찾았으나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들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초 함께 방문하기로 했던 오승철 경남협회 전무이사는 협회업무로 동행하지 못했다고.

서울시협회를 대표해 지도자 실명제 관련 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한수 위원장은 답변서에 나와 있는 ‘사업자단체가 자신의 구성원인 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내용을 들어 “핵심은 시행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지만, 지도자 실명제는 사업자단체가 자신의 구성원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라며 향후에도 반대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지도자 실명제를 주장하고 있는 경남협회 오승철 전무는 “어찌 되었던 공정위 답변내용은 시행해봐야 안다는 것 아니냐”며 실명제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

그러나 태권도 조직 내부의 일을 자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법정을 찾아 고소고발을 일삼고, 공정위에 질의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