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MBC의 PD수첩에 방영되며 다시 한 번 세간의 눈길을 모았다.

‘공정사회’를 내세우는 MB 정부의 낙하산 인사 실태를 다룬 이번 PD수첩의 방송 내용에서 국기원에 관련된 부분은 약 7분 정도. 핵심적인 내용은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선임된 이사들과 상임감사 등에 대해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으로 태권도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이었다.

국기원 내에서는 MB 대선 캠프에 참여했다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으며, 또 공단에서의 부실한 경영 실적에도 불구하고 국기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주훈 이사장의 부적절한 인터뷰 내용이 화제거리가 되었을 정도였다. 이들은 오히려 국기원 문제보다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은혜 씨의 KT 전무 취임과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낙하산 인사 등에 더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였다.

이사 선임 당시 자격 논란을 일으켰던 모 이사는 PD수첩 방송 내용에 대해 “이번 방송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뭐 별 게 있었나”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 장모 행정관이 시인한 김모 이사의 이력서 E-mail 수신건과 김용채 국기원 원로회의 의장의 사전 이사 리스트 확인 발언 등에 대해서는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했으나, 부정하지는 않았다.

방송 자체의 반향은 젖혀 두더라도 향후 국기원이 처하게 될 입지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법인 전환 당시부터 논란이 되었던 정권의 인사 개입과 공신들에 대한 자리 나눠주기의 대상으로 국기원이 전락하게 된 것이라는 지적들이다. 앞으로 태권도인들이 정치권의 풍향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고, 대선이 끝날 때마다 국기원은 ‘폴리태권인’들의 이전투구의 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졌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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