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태권도 정의실천연합 회원들이 집행부 퇴진을 외치며 집회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10월 21일부터 6일간 제주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전국태권도대회가 불법 대회로 규정, 이 대회를 주최한 임원과 대회에 참가한 일선도장 지도자들에게 무더기 징계를 가한 제주도태권도협회와 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지도자들이 구성한 제주도태권도정의실천연합 간의 벼랑 끝 대치가 해를 넘기고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의실천연합회는 “도 태권도협회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규정을 내세워 일선도장 지도자들을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12월 14부터 24일째 연일 집회를 열어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고,

제주도협회 측은 “대한태권도협회(KTA)의 승인을 받지 않은 대회에는 ‘전국 대회’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으니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고 설득했으나 이를 어긴 것은 정의실천연합회 측”이라며 징계를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의실천연합회 측은 “KTA가 징계를 준다고 해도 제주도협회가 이를 만류해야 할 텐데 하물며 일선도장 지도자들을 길들이기 위해 제주도협회가 징계의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제주도태권도협회의 행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정의실천연합회가 제주도협회 집행부 퇴진 운동으로 투쟁의 단계를 높이면서 양측의 갈등은 이제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벌써 집행부 퇴진 집회 24일째(7일 현재)다.

이에 대해 제주도태권도협회 측은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소환통보를 했는데, 정의실천연합 측이 단체행동을 했기 때문에 징계가 불가피했다. 징계의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이처럼 팽팽한 공방전을 펴는 가운데 지난 7일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집행부 퇴진을 주장하는 정의실천연합회와 징계 철회는 물론 집행부 퇴진도 없다는 제주도태권도협회 측의 입장차만 확인됐을 뿐이다.
 
제주특별자치도청도 도내 태권도계의 갈등에 대해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도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명색이 도의 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광역자치단체장이고 당연직 도 체육회장인데 도지사기 대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경기단체가 규정을 내세워 관계자에 징계를 가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도의회가 심의?의결한 대회 예산을 도청이 집행해서 치른 대회를 징계했다는 것은 도청과 도의회를 무시한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청은 도내 태권도계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도내 태권도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의 이미지까지도 실추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사태의 진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 체육회는 이미 도 태권도협회에 대한 회계 및 행정감사에 착수했다. 도 체육회의 개입으로 해묵은 제주 도내 태권도의 갈등이 또 어떤 국면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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