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선수출신으로는 행정실무와 외국어 실력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되어온 이상헌 담당관의 오늘이 파란곡절의 우리 태권도계와 궤를 같이 하는 인생유전을 보여준다.

이상헌 담당관은 지난 2009년 말 국기원이 해외업무를 강화하고 국제 영향력을 키우고 위해 국제처를 신설하며 처장급 인사를 공채하면서 국기원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국기원이 처음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공채 자격을 내걸었었다는 논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새 출발하고 강원식 원장의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그는 제 능력을 발휘해 보기도 전에 대기발령을 받았다가 한직으로 쫓겨났으며, 결국에는 해직의 운명을 맞는 처지가 되었다.

그도 한때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을 쥐고 흔든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었다. 그 앞에 줄을 서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고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러던 그가 WTF에서 밀려난 것 역시 조정원 총재의 새 집행부에 의해서였다. 비리 혐의로 해직된 그는 재판에 의해 혐의를 벗기는 했지만 WTF가 그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어 옛날과 같은 영화는 되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 담당관은 지난해 말 국기원의 계약직 간부 및 직원에 대한 PT 평가에서 재계약의 기준이 되는 A등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로부터는 WTF 재직 때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정치적인 처신을 한다며 곱지 못한 시선을 받기도 했다.  

다만 국기원과의 관계 청산에는 아직 모호한 점이 남아있다. 2009년 12월 연봉계약서에 계약직인지, 정규직인지에 대한 명기가 없었다는 점, 특수법인 전환 이후 계약직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았다는 주장 등이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국기원 측도, 이 담당관 측도 제각기 법률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헌 담당관의 해직 문제가 법정싸움으로 번질지, 국기원의 강도 높은 구조개혁에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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