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에서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이유는 태권도 수련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인격형성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장을 찾는 수련생 학부모들은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로 이미 도장에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도장이 다 태권도와 인성을 잘 교육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단순한 홍보나 마케팅 등으로는 수련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잠깐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

왼쪽부터 한춘무 사범, 이종민 사범, 김봉재 관장, 정영훈 사범

올해로 12년째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동성태비태권도장의 김봉재(38) 관장은 교육보다도 운동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태권도 지도자다. 김 관장은 억지로 하는 운동이나 교육이 효과적일 리가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가 지도하는 태권도장은 수련생 스스로 얻는 즐거움을 바탕으로 태권도 교육도 인성교육도 이루어진다. 오랜 기간 동안 쌓은 노력으로 이제는 수련생과 학부모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38세, 아직 젊지만 12년의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김 관장은 이제 막 도장을 시작한 것처럼 뜨거운 열정을 잃지 않고 있다. 1993년 도장에서 사범 생활을 하다가 1999년 체육관을 인수했다. 그리고 이제까지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도장의 운영을 개선해 나아간다는 자세를 지키고 있다.

“인성교육을 위해 도장에서 특히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째 인사를 잘하는 사람, 둘째 존대말을 잘하는 사람, 셋째 씩씩한 사람. 이를 지표로 딱딱한 주입식 교육보다 즐거운 수업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수련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위해 저를 포함해 4명의 지도자가 아래 위층으로 두 개 반을 편성해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태권도장에 자녀를 보낸 부모님의 궁굼증을 해소하기 위해 입관식의 날을 따로 지정하고 부모님들을 초청해 자녀들의 수련 모습을 보여준다. 또 학부모들에게 수련생에게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유급· 유품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따라 효율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전체 수련생 숫자에 비해서는 많은 3명의 사범들을 확보했다. 한춘우(29) 수석사범이 유품자를, 정영훈(28), 이종민(28)사범이 유급자를 중점적으로 지도한다.

또 외부에서 요가 지도 전문가를 초빙해 수련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최후남(32) 요가선생은 주 1회 방문해 수련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저희 도장은 따로 홍보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도자로서의 진심을 보여줄 뿐이지요. 예를 들면 비오는 날 학교 앞에서 사범들과 함께 우산이 없는 아이들에게 우의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우장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이 비를 맞고 오면 어떻게 하나, 부모님들의 걱정을 저희가 먼저 알고 도움을 드리는 겁니다. 정이 오고가는 진실된 홍보로 체육관을 알리고 있습니다.”      

다른 도장처럼 광고비를 따로 투자하지 않고 수련생들에게 더 정성을 쏟아 학부모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면 그보다 더 효과적인 홍보는 없다고 믿는 것이다. 태권도에는 가슴을 따듯하게 하는 무한한 힘이 있다고 믿는 김 관장은 12년 전과 똑 같은 마음으로 오늘도 도복을 입고 수련생들과 함께 땀을 흘린다.
<황창기 기자>

황창기 기자  hcgtkd@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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