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보다는 노력이 중요하고 노력보다는 즐기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 있다. 태권도장 관장들은 ‘수퍼맨’이어야 한다는 어느 관장의 말도 떠오른다. 학부모들이 태권도 이외의 것들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권도장 관장은 노력할 수밖에 없다. 태권도장이 다른 무술도장보다 많은 수련생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바로 노력하는 관장들 덕분이다. 그럼 수련생을 지도하고 가르치면서 즐거움과 행복까지 느낀다면 어떨까?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알려주면 어떤 아이들도 움직입니다. 건강이든 인성이든 저의 노력으로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대학 졸업 후 용인시 기흥구에서 5년 째 용인대동백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진(33) 관장의 말이다.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 동백지구. 아파트만큼이나 상가 건물도 많고 각종 학원들이 즐비하다. 얼핏 보기에도 태권도장을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물가도 비싸고 무엇보다 학구열이 높아 운동 관련 시설 운영은 어려움이 적지 않다.

올해 33세인 박 관장은 이곳 토박이다. 어린 시절부터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했던 그는 고교시절까지 학업에 전념하다가 대학 진학과 함께 진로를 태권도로 결정했다. 용인대 태권도학과에 입학한 그는 재학 시절에도 학교 강의 이외의 시간에는 태권도장 사범으로 실무를 닦았고 졸업 후 자신의 터전인 용인에 태권도장을 개관했다.

도장을 인수한 것도 아니고 상가를 임대한 탓에 ‘수련생 0’로 시작했지만 박 관장의 고집은 대단했다. 주변 환경으로 보아 태권도장을 오픈해도 수련생을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은 곳, 소위 마케팅은 피해갈 수 없는 수련생 확보책이었다. 하지만 박 관장은 학교 앞에서 마케팅을 하는 대신 한 명의 제대로 된 입관생 교육에 더 열중했고 그런 열정이 주위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덕분에 거의 모든 수련생이 초등학교생들인 이 지역에서 중고등학생 15명이 저녁에 이 도장에서 수련하고 있다.
 
“장사꾼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학부모님들이 알아주더군요.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가르치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끼는 박 관장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도하면서 큰 행복을 느끼는 만큼 자신의 교육에 만족하지 못할 때는 힘들다고 한다. 

박 관장의 꿈은 이곳 용인 기흥에서 존경받는 태권도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바르게 성장해라! 관장님이 너희들 모습을 보면서 행복할 수 있게!”

[학부모가 도장에 보낸 편지에서]
“태권도를 좀 더 배우도록 하기 위해 수학 학원을 중단시켰습니다. 아직도 가끔은 천식 기운이 나타나지만 호중이가 이렇게 건강해진 것은 태권도와 관장님 덕분입니다.”
- 수련생 김호중 어머니

“아이가 TV를 보거나 밥을 먹다가도 태권도 동작을 할 정도로 태권도를 사랑합니다. ‘아빠가 태권도 2단이라 해도 관장님과 사범님에겐 이길 수 없다’ 면서 관장님과 사범님을 좋아합니다.”
-수련생 김원형 아버지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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