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처음으로 되돌아가나?

법원의 화해 종용으로 갈등 봉합의 수순을 밟아가던 국기원 정상화 작업이 다시 어그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엄운규 이사장과 이승완 정상화위원장 측은 지난 12일의 법원 결정에 따라 18일 이사회 구성을 매듭짓기 위해 힘겹게 합의를 이뤄냈으나 엄 이사장 측이 뒤늦게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임을 핑계로 합의된 내용을 파기하고 문제의 소지가 많은 추가 이사보선을 고집, 국기원 정상화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

지난 12일 서울지방법원은 엄운규 전 원장의 보선이사회 무효 및 7명의 보선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화해를 이뤄내기 위한 방안으로 7명의 보선이사 자격을 인정하는 한편 엄운규 전 원장의 이사장 자격도 인정하고, 결원이 된 나머지 6명의 이사보선 권한을 엄 이사장에게 부여했었다.

이에 따라 엄 이사장은 이승국 전 이사 등 6명의 이사후보를 선정. 17일 법원에 제출하려 했으나 이승완 정상화위원장측이 “화해와 정상화를 위해 보선이사 선임을 사퇴한 이사들로 구성하기로 약속한 엄 이사장이 ‘국기원을 사랑하는 모임’이란 단체를 급조해 홍준표 회장의 국기원 입성을 강력히 반대해온 강원식 씨 등을 보선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싸우자’는 거와 다를 바 없다”며 엄 이사장 측이 내놓은 보선이사 후보를 문제 삼았다.

양측은 18일 문제의 이사후보 2명을 교체해 19일 이사후보 명단을 법원에 제출키로 어렵게 합의를 이뤄냈지만 뒤늦게 엄 이사장측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보선이사 후보를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 그대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며 태도를 바꿈으로써 양측의 합의가 무산될 위기에 이르렀다.

엄 이사장 측이 말하는 문체부 지시 내용에 대해 정작 문체부 관계자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차관 개인적으로도 그런 지시를 할 인사도 아니고, 그럴 입장도 아니다”고 확인했다. 결국 엄 이사장 측이 문체부를 팔아 문제의 인사들을 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꼼수로 여겨진다.

엄 이사장 측이 ‘정치인의 국기원 입성 반대’를 구실로 공공연히 홍준표 KTA 회장의 국기원 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기자회견까지 벌인 강원식 씨를 굳이 이사로 선임한다면 국기원의 정상적인 기능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법원이 권고하는 화해의 뜻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국기원은 결국 일부 인사의 노욕과 개개인의 밥그릇 챙기기로 인해 또다시 갈등과 불화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는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있다.

한편 법원은 19일로 예정했던 판결을 다시 21일 오후 4시로 연기했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