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심판상을 받는 손수환 관장(왼쪽에서 두번째)

제42회 경상북도교육감기 태권도대회에서 우수 심판상을 수상한 손수환 관장(39세, 경산중앙체육관)의 수상소감이다.

그는 어린 시절 청도 국제체육관 정영식 관장에게서 태권도를 수련하며 선수생활을 시작했었다. 짧은 선수생활을 마감한 후에는 마음 속 미련을 버릴 수 없어 태권도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런 그에게는 자신의 권유로 태권도 경기를 시작한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사실이 죽음을 맞이할 순간까지도 잊을 수 없는 강한 자부심이다.

1997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시작될 무렵 청도에서 경산으로 올라와 중앙체육관을 개관했다. 이듬해 어느 날 너무 내성적인 성격을 염려하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손태진이 입관했다. 타고난 순발력과 감각을 유심히 지켜본 손 관장은 태진이 가 2품으로 승품하자 누구나 힘들다는 선수의 길을 권유했다.

태진이가 6학년 때 전국어린이태권왕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자 손 관장은 경북체육중학교로 진학을 권유했다. 태진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권유에 따라 준 데 고마움을 느꼈고,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 때면 항상 잊지 않고 체육관에 찾아와 안부를 전하는 모습에서 언젠가는 훌륭한 선수가, 또 더 먼 훗날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될 수 있으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전번 주에 태권도신문 등 언론을 통하여 태진이가 선수로서는 최악이라 할 수 있는 KO패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시련과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만 우리 태진이는 자신의 고통을 충분히 딛고 일어설 수 있을 만큼 인내력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뛰어납니다. 다시 한 번 더 보란 듯이 해 낼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우수 심판상을 받아 저 자신은 너무 기쁩니다만 오늘 받은 이 상을 시련과 고통에 빠진 태진이에게 선물로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태진이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으리라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심판상을 받아든 손 관장은 수상 소감이라기보다는 손태진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전하는 데 더 열심이었다.

손 관장은 2004년 당시 친구이던 대한태권도협회 상임심판원 남성길 관장(39세, 청도체육관장)의 권유로 심판활동을 시작하였고, 경기 지도자 생활 때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태권도의 면을 보게 되었다.

“심판은 선수들이 피땀 흘려 쌓은 기량을 사각의 링 안에서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한 방울 땀이라도 더 흘린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지도자 생활을 먼저 시작하고 심판활동을 나중 하게 된 것이 오히려 채점을 더 정확하게 하는 동기가 된 것 같다고 말한다.
<포항=장태영 기자>
 

장태영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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