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의 줄장미가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는 성하의 문턱. 아이들은 곧 기말고사를 끝내고 신나는 여름 방학을 맞이하고 부모님들도 바쁘고 고단한 일상을 잠시 접고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울 것이다. 태양은 노기를 띠고 대장간의 잉걸불 같은 폭염을 연일 쏟아 붓고 있다. 이 여름날의 폭염이 오히려 곡식과 과일에게는 충실한 낟알과 꿀같이 단 열매를 약속하는 것이니 그리 탓할 것은 못된다. 더워야 할 때는 덥고 추워야 할 때는 추워야 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그러나 요즈음 경북 지역 태권도단체 임원, 지도교사, 감독, 선수들은 더위를 탓할 겨를도 없을 만큼 연중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6월 26-28일)에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제2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초등학교꿈나무태권도대회가 열리며  27-29일에는 경산의 대경대학에서 제5회 대경대학총장기 전국남녀고교태권도대회가 개최된다. 같은 시기(6월 25-6월28일)에 강원도 홍천에서는 제21회 경희대총장기태권도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출전팀들은 땀을 닦을 시간조차 없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는 7· 8월에는 오히려 6월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우선 7월 8일에는 제3회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가 무주 돔 경기장에서, 이틀 후 10일부터 12일까지는 제7회 우석대학교총장기 전국품새대회가 열리고, 15일에는 제90회 전국체육대회 경북대표 최종선발전이 영천 태권도전용경기장에서, 또 다시 이틀 후인 17일부터 19일까지는 제42회 경상북도교육감기대회가 경북 울진서 개최될 예정이다. 바로 이어 20-25일는 제44회 대통령하사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가 울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8월에는 제20회 문화광광부장관기(1-12일), 제39회 대한태권도협회장기(14-21일), 제7회 여성연맹회장기 품새대회, 제4회 동아대학교 품새대회가 예정돼 있다.
 
일선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김모 지도교사는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에 전국대회와 지방대회가 너무 집중되어 있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선수들이 지구력도 달리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다른 계절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질 수 있어 부상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평소 훈련에서 흘린 땀과 피나는 노력이 날씨 등 주변 환경 탓으로 결실을 거두지 못한다면 교육적으로도 오히려 역효과를 낼지도 모른다. 대한태권도협회나 시도협회의 연간 사업계획 수립에 좀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포항=장태영 기자>

장태영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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