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정의 건강과 행복은 태권도장에서 만들어간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 국민이 함께하는 ‘태권도 무료체험주간’(19~28일)을 실시하고 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TA는 일선도장의 수련생 입관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5월에 전국적으로 무료체험주간을 실시하면서 태권도의 사회적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이 행사를 통해 국민들의 태권도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뿐만 아니라 태권도계 전체가 참여하는 ‘태권도 체험주간’이 일선도장에도 수련인구 증대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는 기대이하다. 이는 KTA가 실질적으로 도장을 경영하는 일선도장 지도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각 시도협회 전무이사들로 구성된 도장발전위원회와의 논의는 거쳤지만 일선도장 지도자들의 여론수렴에는 미흡했다. 현재까지 홍보용 현수막과 포스터가 일선도장에 전달되지 곳도 태반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태권도장을 경영하는 K 관장은 “지역적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행사”라고 꼬집었고, 울산의 K 관장도 “이미 도장에서 다 해본 행사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도 없다”며 이번 행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군 단위에서 도장을 경영하는 한 지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가 뜨기도 전에 일을 나갔다가 밤이 돼서야 돌아온다. 하루하루가 바쁜 시골사람들에게 무료체험 행사가 맞는지는 KTA가 판단할 일”이라며 이번 행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일선도장 지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KTA가 이 행사를 실시하기 전에 일선도장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나 세미나만 한 번 가졌다면 이번과 같은 시행착오는 크게 줄였을 것이다.
 
KTA 이종천 연구위원은 “이번 무료체험주간을 잘 활용해 도장경영에 도움을 받는 도장도 반드시 있다. 하지만 홍보와 일선도장 지도자들 간의 소통 부족으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는데 동감한다. 따라서 이번 행사가 끝난 뒤 성공사례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다음을 위해서라도 일선도장 지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갖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행사의 취지를 잘 활용해 도장경영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도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태권도장(관장·최준구)이 대표적 사례다. 무료체험주간 행사를 실시한 지 이틀 만에 체험을 원하는 10여 명이 신청해 이 도장에서 수련하고 있다. 이들 중 몇 명이 입관을 결정할지는 모르지만 최준구 관장은 대체로 만족해하는 반응이었다. 최 관장은 “일주일 전부터 지역에 홍보했다. 현재의 상황에 대체로 만족한다. 하지만 태권도협회가 보다 대대적인 홍보로 지원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A는 내년에도 무료체험주간 행사 실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행사를 위해서라도 이번 행사가 끝난 뒤 구체적인 결과 분석과 여론 수렴을 거쳐 일선도장 경영에 보탬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보완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각 지역의 정서와 환경에 맞게 시도협회에 행사 시행을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전협회의 경우는 5월을 ‘태권도 홍보의 달’로 지정하고 태권도 관련 행사를 이 달에 집중시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만들고 태권도와 자연스레 친근감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전지역 일선도장 지도자들은 KTA가 실시하는 무료체험보다 대전시협회가 벌이고 있는 각종 행사를 통한 도장경영 활성화 방안에 더 큰 기대와 신뢰를 보이고 있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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