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와보는 모국. 10대의 끼를 못 참아 노랑머리를 하고 있지만 유제승(사진·17·호주 고교 1년) 군은 영낙없는 한국인이다. 순하게 생긴 얼굴, 순박한 미소. 외모로 봐선 강원도  토박이와 다를 것 하나 없다. 그러나 꿈만은 다부져서 ‘국가대표 선수’.

유제승 군.

초등학교 6학년의 어린 나이에 호주로 이민 간 유제승 군. 태권도를 수련한 지 10년 세월이 흘렀다. 호주로 떠나기 전 한국 땅에서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태권도지만 지금은 제 스스로 태권도가 너무 좋아서, 태권도를 사랑해서 호주에서 더욱 열심히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단다.

호주의 서부 퍼스(Perth)시의 Ohdokwan(오도관) 체육관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유제승군이 모국을 찾아온 것은 이민간 이후 이번이 처음. 그는 지금 방학을 맞아 경기도 고양시 고양고등학교(감독 홍문주)의 동해안 동계훈련 캠프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동계훈련은 체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못할 만큼 고되고 힘들다. 새벽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곤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의 반복. 1년 농사의 밑거름이나 다름없기에 지도자들이 동계훈련 만큼은 절대 학생들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이렇게 힘든 동계훈련에 뛰어든 유제승 군의 꿈은 호주 태권도 국가대표가 되는 것. 그래서 올림픽 무대에 우뚝 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유제승 군의 하루하루는 남보다 더 힘들고 고달프다. “처음에는 훈련 동료들과도 서먹서먹하고 또 훈련강도가 세어서 고통스러웠지만 이제는 친구들도 생기고 하다 보니 훈련에도 요령도 생겨 견딜만 하다”며 너스레를 떤다.

고양고 태권도팀과의 합동훈련은 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와 아버지 친구인 고양시축구협회 전무이사의 소개로 이루어졌다. 모국에서 처음 갖는 동계훈련이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매년 여름, 겨울방학 때마다 찾아와 체력 훈련과 기술 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호주의 따뜻한 여름바다를 연상하면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의 바닷바람은 더욱이 차갑고 매섭다. 그러나 모래사장을 달리며 유제승군은 바로 지금의 고통이 훗날 자신이 꿈꾸는 호주 국가대표 선수의 꿈을 앞당기는 지름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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