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태진을 배출해낸 경북체고 김득영(36) 코치의 새해 준비는 누구보다 분주하다. “손태진의 올림픽 금메달은 부족한 저에게 내린 큰 선물입니다. 앞으로도 선수 발굴과 지도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김 코치는 현재 경북체고 선수들과 함께 숙소에서 기거하며 동계훈련 중이다.

“손태진이 졸업하고 나면 경북체고도 껍데기뿐, 아마도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던 지난해 주위의 우려를 무서운 투지와 노력으로 말끔히 씻어낸 그다.

김 코치의 지도에 힘입어 김준형, 김광석, 이상민, 김봉규, 정연우 등이 지난해 전국종별대회, 중고연맹회장기대회, 대통령기, 소년체전 등에서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그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 코치는 지난 연말 경북태권도협회로부터 지도상을 받았다.

김 코치의 선수경력도 특이하다.

지난 1988년 무명의 시골팀 포항수고에서 태권도를 시작,  불과 3개월 만에 처음 출전한 중고연맹 대회에서 전국의 유명선수들과 겨루며 당당히 입상해 화제가 됐다.

특히 고교 2년 때인 제24회 대통령기대회(강릉)서는 전 국가대표 김정규(당시 인천선인고)와 2회전 경기 도중 오른쪽 다섯 개의 손가락이 전부 탈골되는 고통을 참으며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획득해 놀라운 정신력에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듬해 25회 대통령기, 중고연맹대회, 15회 연세대총장기 등에서도 메달을 획득하며 주목을 끌었으나 제71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훈련도중 우측 허벅지 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고, 그토록 원했던 대학 진학의 꿈마저 포기하는 등 큰 시련을 겪었다.

주변의 권유로 당시 국내 유일의 실업팀이던 서울지하철공사에 입사, 전국체전 서울시대표를 지냈던 그는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쿠웨이트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돼 7년간 해외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2년 고향인 포항으로 내려와 영신중·고팀을 지도했던 김 코치는 지난해부터 경북체고 태권도부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후배양성에 열의를 쏟고 있다.

그는 “ 손태진의 후배들을 강한 담금질로 더욱 강하고 사나이다운 태권도인으로 양성하고 싶다”며 욕심을 냈다.

경북=장태영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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