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태권도 일선도장 지도자들이나 광역단체 산하 시·군·구 태권도협회들은 상위단체와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기구로 대한태권도협회(KTA)를 꼽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선도장 지도자들과 기초단위 협회는 상위단체와 업무상 마찰이 생기거나 부정·비리·의혹 문제로 상위단체와의 갈등이 빚어지면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어 KTA에 민원을 제기해보지만 해결은커녕 오히려 적대관계에 있는 상위단체가 방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주는 꼴이 되고 만다는 불만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번이라도 KTA에 민원을 제기했던 지도자들이나 기초단위 협회 관계자들은 광역단위의 협회가 KTA 총회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신규 사업과 그에 필요한 예산을 승인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 초록은 동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KTA는 현 규정대로라면 승품단 심사와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조정 말고는 광역단위의 협회는 물론 기초단위의 감사권이 전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진정서 등 민원을 제기해도 KTA는 산하연맹(실업, 여성, 대학, 중고연맹) 외의 사항은 관계 기관에 이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80년대 후반 대한체육회가 중앙경기단체의 권한이 너무 강하다며 각 광역단위의 협회에 대한 임원 인준과 규약개정 승인, 감사 권한을 각 광역단위 체육회로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서 중앙경기가맹단체의 힘은 약화된 반면 광역단위 협회는 모든 부분에서 훨씬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일선지도자들과 기초단위 협회에서는 KTA가 아무리 감사권한이 없어졌다고 해도 임·직원을 직접 현지에 파견해 회원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전체적인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려는 노력은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민원을 제기한 서류를 잘 검토하고 KTA가 상황을 파악한 내용과 함께 관계 기관에 이첩하는 게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KTA는 오히려 민원서류를 받게 되면 괴로울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진방 전무이사는 “사실 감사권한이 없는 우리(KTA)로서는 애매하다. 그렇다고 민원서류를 광역단위 협회에게 유리하도록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양쪽 모두에게 오해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모른 체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뭔가 좋은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원서류를 검토해보면 심증만 있지 증거가 없거나, 인신공격성 민원이 많아 상황을 파악할 사안이 안 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도 말했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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