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오승철 감사가 지난달 22일 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가 일주일 뒤인 29일 갑자기 철회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오 감사는 KTA의 양진방 전무가 품새심판 3급 자격증을 가진 9단 23명에 대해 이사회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1급 자격증을 부여한 데 대해 비판여론이 일고 있고, 경찰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만큼 감사로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되기에 지난 8월 27일부터 양일간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KTA에 통보했다.

오 감사는 8월 27일부터 이틀간 KTA 감사를 실시했고, 결과 9단 23명에게 품새심판 1급자격증을 적법한 절차 없이 전무이사 권한으로 부여한 문제, 이사 해임에 대한 사후처리 미비, 홍보비 영수증 미처리, 국기원과 승(품)단 계약체결이 미뤄지고 있는 문제점 등 4가지 사항을 지적,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홍준표 회장에게 보고했다.

오 감사는 이어 지난달 22일 KTA 규약 18조(3항: 감사결과 부정 또는 부당한 점이 있음을 발견할 때에는 이사회 또는 총회에서 그 시정을 요구하고 문화관광체육부장관에게 보고하는 일. 4항: 제3항의 보고를 위해 필요할 때에는 총회 또는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일)에 의해 임시대의원 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KTA 역사상 감사가 총회소집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태권도인들은 KTA와 양진방 전무가 대단한 부정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KTA가 지난달 29일 감사가 요구한 총회 소집을 위해 공문을 발송하려는 때 오 감사가 돌연 총회 소집 요구 철회 공문을 팩시밀리를 통해 KTA에 전달했다.

일련의 상황을 전해들은 태권도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동시에 별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새 집행부의 전무이사로 유력했던 양진방 전무를 흠집내기 위한 계략에 불과했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게다가 임춘길 부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오 감사가 양 전무를 흠집냄으로써 임 부회장이 반사이익을 얻어 전무이사로 선임될 확률을 높이겠다는 계산을 염두에 두고 행한 의도적인 행동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태권도인들은 임 부회장의 뜻과는 무관하게 오 감사의 자발적인 충성심이 이 같은 해프닝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오 감사는 이에 대해 “감사한 내용을 홍준표 회장에게 보고했다. 회장께서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다. 새 집행부가 출범하는데 갈등의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해 총회소집 요구를 철회했다. 임 부회장과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임 부회장을 비롯해 주변에서도 말렸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감사에서 나타난 4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 재론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오 감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태권도인들은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미 새 집행부 구성이 끝났고 지난달 24일 경남 고성에서 열린 대학연맹회장기대회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모 감독의 차량을 파손하는 등 여론이 오 감사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자 총회소집 요구를 철회했다는 여론이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창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