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대회가 열리는 전국 각지의 체육관에 가면 대회에 참가한 자녀들을 응원하는 학부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고교 선수들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전국규모의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생업을 제쳐두고 열렬히 응원한다.

지난달 21일 대통령기 단체대항 태권도대회가 열린 청주체육관에서도 이 같은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서울 창동고 이상현(18) 선수의 아버지인 이일우(45)씨가 눈길을 끌었다. 응원은 주로 어머니들이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 이일우 씨(좌)와 아들 이상현 선수

이일우씨는 아직도 상현이가 중학교 1학년 때 선배들의 구타와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1년을 쉰 것이 가슴 아프다. 한창 기본기를 배우며 성장할 시기에 상처를 입어 정상적인 선수 생활에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려운 사춘기 시절에 마음을 잘 추스르고 어엿한 기대주로 성장한 상현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176Cm에 75kg인 상현이는 상황에 따라 라이트급과 라이트웰터급을 번갈아가며 출전하고 있다. 2학년이기 때문에 선배들과 가끔 체급이 겹치면 양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일우씨는 “현재 상현이는 크도 크고 체중도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180Cm 정도 자라면 체급을 올려 웰터급으로 뛰어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경기전문가다운 주장을 펼쳤다.

이일우씨는 여느 부모들보다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틈나는 대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하고 자극도 줍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읽어 볼만한 책도 선물해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상식과 교양을 키우도록 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려고 힘씁니다.”

이 같은 아버지의 열정과 바람이 전해졌는지 상현이는 올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서울시태권도협회가 주최한 대회에서는 메달을 2개나 획득했고, 지난 1월 제주에서 열린 제3회 제주평화기대회에서 전국규모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일우씨의 희망은 간단하다. 현재 2학년인 상현이가 다치지 않고 열심히 기량을 닦아 앞으로 열리는 A급 전국규모 대회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달 말 군산에서 열리는 대한태권도협회장기대회에서 상현이가 동메달이라도 획득해 자신감이 충만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제 아들이라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지만, 상현이는 기량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여기서 자만하지 않고 좀더 기량을 쌓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연말에 상비군으로 선발돼 기량이 좋은 선수들과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며 경쟁력을 쌓았으면 합니다.”

아버지의 이 같은 마음을 헤아렸는지 상현이는 “전국대회에서 꼭 우승해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며 힘차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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