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바닷가에 아연 활기가 넘쳤다. 거북살스런 겨울을 벗어 던진 해풍이 화사하게 봄 단장을 하고 찾아 온 것. 충남 서산 팔봉산자락의 아이들은 도복만 입고 바닷가로 나갔다.

“아래막기, 아래막기. 몸통막기, 몸통막기” 동작을 취할 때 마다 구령을 모아 사기(士氣)의 모닥불에 불을 붙인다. 그 모습 속에 봄 햇살보다 더 따뜻한 미소가 흐른다.

이 아이들은 차로 20분씩 걸리는 도장을 다니며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주변에 도장이 없어 부모들이 멀리 서산시에 있는 솔로몬 도장에 직접 의뢰, 해 수련이 이뤄지게 됐다.

최기은 관장은 이 아이들을 위해 하루에 100km를 주행한다.

벌써 4년째. 서산시내에 사는 수련생 모두를 집에 데려다 줘도 60km가 채 안되는 데 그해 비하면 무척 먼 거리다. “기름값도 안 남지만 아이들이 너무 순수하고 밝아서 그만 둘 수 없다”며 최 관장은 오히려 즐거워한다.

매 계절 제철 과일과 채소를 도장으로 들고 와 정을 나누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예뻐 팔봉산으로 향하는 그의 마음도 항상 흐뭇하기만 하다.

김은경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은경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