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체계화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지헌류 태권도 교본』은 한 단계 높은 완벽한 국기 태권도로서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수련자에게 보급됨은 물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인류 문화 창달에 크게 공헌할 것을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라고 추천사에서 엄운규(국기원 원장)는 말하고 있다.

대저 “이렇게 체계화된 이론”이란 무엇을 내세우고 있는 걸까?

그것은 ‘1/2의 원리와 작용 180의 법칙’을 비롯해 ‘기(氣)의 원리와 음(-) 양(+)의 원리’, ‘태권도의 동작의 172가지 원리와 법칙’, ‘힘의 최강치의 상대성 원리의 법칙’ 등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지헌류 태권도 교본』에 나타난 이론체계를 말한다.

이 원리의 발명자인 저자는 교본의 머리말에서 “저자 지헌(저자의 雅號)은 한 평생을 태권도와 함께 살아오면서 1950~1960년대에 도장을 찾던 성인들이 오늘날에 와서는 보기 드문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해왔습니다. 국기태권도를 학문적으로 높이 승화시켜 지식층과 남녀노소가 함께 찾는 태권도 수련도장으로서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고, 인류 문화 창달에 공헌하고자 세계인의 필독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지헌류”의 공인을 집요하게 국기원에 요청하고 있는 데, 그 이유인즉 국기원 교본의 동작은 유사종목의 복사 인용을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3월 2일 국기원에서 열린 공청회는 하나의 형식적 요식에 그쳤다고 비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탄원 이첩에 따른 국기원의 답변에 주목하자.

“국가 기관이나 국기원이 어느 개인의 연구물을 검증해주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연구 업적이라는 것은 개인 또는 단체가 연구한 연구물을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나 절차를 통하여 검증 되었을 때 비로소 학회 또는 학술지에 발표하거나 공청회 등을 통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이 일반적인 예입니다”(2008. 5. 20자).

저자의 민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답변은 다소 다른 듯하다. 즉 “선생님께서 요청하신 ‘지헌류’의 공인 여부는 태권도계 내에서의 다양한 논의와 여론수렴을 통해 결정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됩니다”(2008. 6. 2 회신).

저자와 국기원 간의 소통은 도무지 이뤄지지 않을 듯하다. 대통령실에서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하달하고 그곳에서 다시 국기원에, 국기원측은 다시 저자에게 즉 공신력 있는 기관과 절차를 요구하는 등 ‘핑퐁치기’ 를 되풀이 하고 있다.

국기원은 ‘세계태권도본부’라 부르고 있고 산하 국기원연구소가 개설돼 있는 데, 그럼 국기원연구소는 공신력 있는 기구가 아니라는 함의인지 묻고 싶다.

도대체 국기원은 무엇을 하는 기구일까?

국내외 태권도인들의 학습평가의 심사비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며 태권도인들의 복지를 책임져야할 기관이다. 태권도 관련 학문적 이론체계와 그에 따른 새로운 기술개발, 즉 연구 및 교육 기능 등이 일차적 목적 사업이 될 듯하다.

해외 어느 한인 사범은 지금까지 태권도를 지도보급하면서 제자들의 국기원 승단심사비만 해도 그간 1억 3천만 원을 바쳤다고 하며 그것에 비해 자신에게 돌아온 복지(?)란 많은 오류를 안고 있는 『태권도교본』(2006)뿐이라는 푸념이다.

국기원의 법정법인화에 따른 정관 승인을 중심하여 문제를 남겨두고 있는 듯하다.

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의  ‘태권도진흥 및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많은 뒷말이 무성하다. 태권도진흥의 첫 발을 내디딘 의미는 깊다. 태권도는 분명 태권도인의 삶의 방식과 창조적 성취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기 위해서는 태권도인 스스로의 의지와 열정 없이는- 비록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태권도인의 것이 될 수 없을 듯싶다.

우리가 무엇을 정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가에 앞서 우리가 동참하여 숙고하고 중지를 모아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하며 주도적으로 태권도의 미래를 개척하지 못한다면 회자되고 있는 현 국기원의 일그러진 모습과 기득권을 선점하려는 이전투구(泥田鬪狗)적 행위는 국민들로부터 결국은 외면당할 것이라 것은 불 보듯 자명하다 하겠다.

이경명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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