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A가 지난 21일 전체이사회를 열고 제23대 회장 선거를 다음달 11일 치르기로 결정함에 따라 회장 선거를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자천 타천으로 차기 회장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4~5명.

조영기 KTA 부회장(전남협회 회장)은 지난 21일 이사회가 끝나자마자 회장 출마를 선언했고, 김성태 부산협회 회장과 홍준표 국회의원, 장경우 전 국회의원 등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강원식 전 KTA 전무와 김주훈 전 조선대 총장의 출마설은 본지가 확인할 결과, 낭설로 밝혀졌다. 박윤국 전 포천시장의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 회장 선출 과정과 절차

회장 선거에 출마할 사람은 16개 시도협회와 4개 연맹체로부터 5개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중복 추천은 받을 수 없다.

따라서 5개 이상의 추천을 받지 못하면 규정상 입후보할 수 없기 때문에 차기 회장 선거는 결국 2명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은 다음달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 또는 경선을 통해 선출된다.

합의 추대가 실패할 경우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재적 대의원(25명)의 과반수 출석에, 출석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는 후보자가 새 회장으로 선출된다. 만약 1차 투표에서 후보자들이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상위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 누가 회장 선거에 출마하나

1년 전부터 회장 출마를 준비한 조영기 KTA 부회장은 “김운용 전 회장 이후 정치인이 2번이나 회장을 역임했다. 이젠 경륜을 갖춘 정통 태권도인이  역량을 발휘할 때가 됐다”며 세(勢) 확산에 나섰다.  

홍준표 국회의원

조영기 KTA 부회장

김성태 부산협회 회장

장경우 전 국회의원

김성태 부산협회 회장은 이번주 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1일 전화통화에서 “규정대로 절차를 밟아 회장에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주위에서는 김 회장과 관계가 돈독한 양진방 KTA전무가 김 회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양 전무는 "특정인을 지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국회의원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고, 경기도태권도협회 상임고문인 장경우 전 국회의원도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위원 측의 한 태권도인은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돕는 과정에서 태권도 조직에 매료가 됐고, 현 정부와도 관계가 좋아 KTA 회장에 적극적”이라며 출마를 시사했다.

■ 새 회장은 어떤 사람들이 만들까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최대의 관심은 누가 회장이 되느냐 하는 것보다 어떤 사람들이 회장을 만들 것이냐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시도협회 16표-연맹체 4표-중앙대의원 5표 등 25표 중 13표를 확보해야 회장으로 선출되는 만큼 ‘13표’를 확보하기 위한 각 계파의 연대와 협력이 숨 가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한 계파만으로는 ‘13표’를 확보할 수 없는 태생적 현실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5개 대의원의 표 중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표를 쥐고 있는 이승완 국기원 고문의 행보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광주가 조영기 회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느냐 하는 것이다.  

전남협회 측은 인맥과 정서를 봤을 때 당연히 지원해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새어나오고 있다. 양진방 KTA 전무와 각별한 사이인 윤웅석 의장(광주협회 부회장)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광주가 조 부회장을 지원하지 않으면, 조 부회장의 선거 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관측에 대해 박경환 전남협회 전무는 지난 23일 전화통화에서 “전남과 광주는 한 울타리의 식구와 같다. (의리상) 절대 그런 일(서로 다른 길을 가는)은 없을 것”이라며 주위의 억측을 일축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저마다 애증(愛憎)이 뒤섞여 있는 이승완-조영기-임춘길-윤웅석-임윤택-양진방 등이 상생의 길을 모색할 지 아니면 각자의 길을 택할 지도 관심거리다.

정치는 ‘생물(生物)’이다. 그만큼 변화무쌍하고 변덕스럽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는 태권도 정치판의 생리상, 섣부르게 회장 선거의 결과를 단정 짓는 것은 금물이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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