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현재, 국내의 태권도 관련 학과는 2년제와 4년제를 포함해 어림잡아 30여 개를 웃돌고 있다.

전익기 경희대 교수는 지난해 “전국 태권도 전공 학과에서 매년 3천여 명의 학생이 배출되고 있다”고 밝혀 이제 태권도 학과도 일선 태권도장처럼 포화상태에 직면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늘어나는 태권도 관련 학과에 비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만한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 측은 학생 모집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그 지역 협회의 실세 또는 영향력이 있는 태권도인들을 겸임교수로 위촉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규정에 따라 관련 분야에 전문지식이 있고, 자격 기준에 문제가 없는 자는 학교 규정에 따라 얼마든지 겸임교수가 될 수 있다. 겸임교수 제도는 현장 경험과 이론의 조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러한 겸임교수 제도는 점차 순기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태권도계도 마찬가지다. 2004년 6월, 기자는 <태권도신문>에 ‘함량 미달의 겸임교수는 가라’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태권도학과와 사회체육과에 태권도 전공이 늘어나면서 각 대학이 태권도인들을 겸임교수로 위촉하면서, 부작용과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이런 우려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만한 자질과 능력, 인품을 갖췄는지 면밀히 검증하지 않고, 정실과 인맥에 따라 겸임교수와 시간강사를 위촉하다 보니 교육의 부실화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비싼 등록금을 낸 학생들이다.

대학 측은 설립 취지처럼 유능한 태권도인을 육성하려면 교육자로서 품행과 인격, 능력을 갖춘 겸임교수와 시간강사를 위촉하고 임용해야 한다.

교수와 강사들도 명함에 ‘△△대 교수’라는 문구를 새겨 넣고, 교수 행세를 하기 전에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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