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도중 선배들에게 구타를 당한 뒤 뇌출혈을 일으켜 이달 초 숨진 용인대 동양무예학과 신입생 강모 군의 사건이 고질적인 학교 폭력과 학교 측의 축소 및 은폐 시도가 겹치면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이 대학은 재학생들이 신입생을 상대로 신고식을 빌미로 한 가혹행위가 끊이질 않아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처로 이런 악습을 뿌리 뽑지 못해 강모 군의 사망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 직후 학교 측은 “강군이 용무도 시범기술을 익히던 중 후방 낙법을 두 번 한 후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휴식 중에 쓰러져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군의 부모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도경력 4년인 아들이 낙법을 하다 머리를 다칠 리 없다”며 학교 정문 앞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수사에 나선 용인경찰서는 강군 외에 신입생 5명에게서 선배들의 구타와 강압적인 훈련으로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일부 선배들은 목 조르기 훈련을 가장해 신입생들을 수차례나 기절시켰다 깨우는 행동을 반복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경찰은 강군을 때린 선배 4명은 과실치사, 학생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담당교수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외에 관련자 전원을 불러 조사한 뒤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용인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총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구타 학생에 대해 무기정학 처분, 담당교수와 학과장은 직위해제, 무도대학장은 경고 조치했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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