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세 모두 말을 타고 있는 자세와 닮았다는 것이다. 말 타는 자세를 무술이나 기공에선 ‘기마 자세’ 또는 ‘마법 자세’라고 한다.

 

금강선무도 포교원 광원스님은 “기마 자세는 가장 안정된 자세이기 때문에 태권도를 비롯해 기천, 소림권, 태극권 등 각종 무술 뿐만 아니라 스키, 골프, 승마, 사격 등 스포츠의 기본 자세”라고 설명한다. 

불가 무술인 선무도에서는 기마 자세를 응용한 수십 가지의 동작이 있다. 기마 자세의 기본 틀은 가슴은 펴고 엉덩이를 뒤로 빼며 무릎은 구부린 상태. 무술계에선 유파에 따라 자세의 높낮이, 무릎 각도, 발을 벌린 넓이, 손 동작 등이 조금씩 다르다.

태권도의 주춤서기 자세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다른 무술에 비해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는 발과 발의 너비를 넓게 벌리지 않는다는 것. 발과 발의 너비는 두 발 길이 정도이다. <국기원 발행 「태권도교본」참조>

현재 일선 도장에서는 태권도를 수련할 때 주춤서기 자세를 빠짐없이 한다.

문제는 주춤서기 자세가 올바르지 않거나 지도자들이 이 자세의 수련 효과를 쉽게 지나쳐 버린다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권도의 주춤서기 자세를 오랫동안 하면, 체내의 지방을 태워 비만을 치료할 수 있고, 하체의 근육을 강화시켜 준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는 “정지 상태에서 한 가지 자세로 버티는 저항운동은 하체의 근육을 강화시켜주고 체력을 높여준다”고 말해, 주춤서기 자세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주춤서기 자세의 핵심은 역근(易筋·근육과 인대 등을 평소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당기는 것)과 호흡. 이 자세를 10분 이상 제대로 하면 누구나 단전에서 깊은 호흡이 이뤄지고 몸의 기혈 순환이 활발해져 손발이 따뜻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또 온몸의 관절은 부드럽고 강해진다. 

부천 명가한의원 손영태 원장은 “특히 척추를 비롯해 온 몸의 뼈마디가 역근돼 요통 관절통 어깨 결림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할머니태권도시범단의 윤여호 단장은 연로한 할머니들에게 주춤서기 자세를 권하고 있다. 그는 “주춤서기 자세는 하체 근육을 단련시켜 무릎 관절이 심하지 않을 정도로 아픈 할머니들에게는 오히려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수련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산만한 어린이들의 증세도 병으로 간주되는데, 어린이들의 산만함을 줄이기 위해 일선 도장에서 주춤서기 자세 등을 몇 분간 지속하면 산만함을 치유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주춤서기 자세를  몇 분만 하면 기(氣)가 잘 흐르고 다리가  탄탄해지며 정력도 좋아진다. 단전에 집중하면서 고요한 심호흡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신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최고의 심신수련인 셈이다. 

일선 도장의 지도자들도 주춤서기 자세의 바른 자세와 수련 효과를 명확히 인지하고, 수련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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