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대한태권도협회 집행부 및 기술심회의 임원과 태권도 경기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일선 감독들과 코치들로 구성된 한국태권도지도자협의회(회장 정해준)는 박종석 KTA 전무를 비롯한 협회 측과 만찬 자리를 가졌다.

KTA 측은 먼저 기술심의회 구성이 늦춰진 관계로 인해 짧은 기간에 종별선수권대회를 준비했다며 정중히 사과를 하는 등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해준 지도자협의회 회장은 “협회가 문턱을 낮춰 서로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나간다면 그간 실추된 태권도의 위상을 높여 나갈 수 있으리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에 박 전무는 “권위주위를 타파하고 공평무사하게 일에 대처해 나갈 것이며 투명한 행정과 대화를 통해 합심으로 태권도를 살려 나가자”고 화답했다.

지도자협의회 측은 유인물을 통해 △상반기에 편중된 각종 대회를 지적하면서 전국종별선수권 대회가 춘계와 추계로 분산 유치 △심판의 경기 규정 적용에 주관성 시비와 상임 심판 위촉의 형평성 설명 △시설부문에서 경기장 정식 규정·A급 공인 매트 확보·전광판 위치 및 보완 등을 협회 측에 시정 요구했다.

김경일 경기위원장은 "협회 측과 코치 및 감독의 관계는 더 이상 상·하관계가 아닌 태권도 가족"이라고 확언하고 "인터넷 다음 사이트 카페에 '태권도경기분과위원회'를 개설했다며 대화의 폭을 넓혀 나가자"라고 말했다.

성재준 사무국장도 대회 유치에 따른 행정 절차상 체육회 사정을 친절히 설명하며 이해를 도우려 했으며, 이후 일선 지도자들에게 다가 앉아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 후 KTA 집행부와 지도자협의회 소속 지도자 간의 공식적인 만찬은 없었다. 승부조작 의혹 파문으로 경기 지도자들과 심판들 사이에 냉랭한 긴장감이 흐르는 현재, 만찬회를 통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며 태권도 경기를 발전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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