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베이징(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후배들의 가슴 아픈 패배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종주국 태권도가 흔들리는 모습에 그대로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문대성(31) 동아대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프레스센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후 3여 년 만에 선수로 복귀하는 이유와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문대성 교수.

그는 이날 “+80kg을 올림픽 체급으로 확정한 대한태권도협회(KTA)의 결정이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테네올림픽 스타’ 문대성의 복귀에는 이런저런 해석이 내려지고 잡음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KTA가 그의 복귀를 종용한 게 아니냐며 의혹을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정색을 하며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강하게 일축했다. 그는 “기자회견도 스스로 준비했다. 김우규 동아대 교수, 박영수 경원대 감독 등 지인들의 긍정적인 권유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KTA의 한 관계자는 “(문 교수가) 복귀 발표 전에 농담조로 ‘복귀하면 어떻겠느냐’고 상의한 적은 있지만, 협회가 그런(종용한) 일은 없없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자신의 선수 복귀 결정이 '왕중왕 체급'인 +80kg급 출전을 준비하는 후배 선수들에게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치열한 국내 선발전에서 나의 열정이 후배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자신했다.

또 3년 공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지도자 생활을 통해 경기 전반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 치밀한 체력훈련을 통해 전성기 버금가는 몸 상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1일 부산시태권도협회에 선수등록을 한 그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제1회 한국실업연맹 최강자전을 통해 복귀전을 갖는다. 이 대회 입상을 시작으로 11월에 열리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준비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하지만 그의 복귀에 대해 태권도계의 반응은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스포츠인으로서 도전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선수로 복귀하는 것 자체만으로 태권도를 홍보하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후배들의 진로를 막는 욕심이다”, “태권도 전체의 발전보다는 개인의 명예를 위한 인기몰이가 아니냐”는 등의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문 교수는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하더라도 선수생활을 즐기면서 계속할 것이다. 단순히 올림픽 메달 획득이 아닌 선수생명의 지속을 통해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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