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전쟁의 상처를 딛고 재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와 젊은이에게 활력을 주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서 의료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의부대와 다산부대 장병들은 2004년부터 미국 등 동맹군과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태권도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서 열린 동맹군 문화축제행사에서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군지원단.<사진=합동참모본부>

동의부대 측은 “태권도 교실이 현지 주민들과 동맹군에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리 는 것은 물론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과 체력을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에게 심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태권도 지도를 받고 있는 미 공군 소속 제럴드 S 나일 소령은 “태권도를 통해 한국 고유의 예의범절을 익히는 것은 물론 한국군이 가진 강인한 정신력의 원천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산부대도 2004년 3월부터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를 대상으로 태권도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현지 어린이들이 태권도 배우기를 희망하지만 바그람 기지 출입 절차상의 이유로 기지 여단사령부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20명뿐. 그런 만큼 현재 태권도 교실 어린이들은 애착심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태권도를 배우는 어린이들은 아프간 고유 민속 옷, 청바지, 면바지 등을 입고 왔다. 그나마 청바지에 찢어진 운동화를 착용한 어린이는 제법 복장을 갖춘 편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슬리퍼나 맨발로 온다. 아이들은 가끔씩 돌에 발바닥이 찔려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수도 카불시 서북부인 아프샤르 지역에 설립된 한-아프간 직업훈련원(Afghanistan-Korea Vocational Training Center)에서는 지난 4월부터 훈련생들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련이 주 3차례 이뤄지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측은 1시간 30분 가량의 수련 시간에 훈련생들은 온 몸을 흠뻑 적실 정도로 땀을 흘리며, 오랜 전쟁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억눌린 심신을 단련한다. 또 태권도 수련으로 미래에 맞설 수 있는 도전정신을 배웠다고 밝혔다. 태권도 강사는 타지키스탄 국가대표팀 코치 경력이 있는 한국인 사범이 맡고 있다.

훈련생들은 태권도를 통한 심신 단련으로 애국심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재확인하면서 직업교육을 충실히 받아 향후 산업현장에서 아프간 재건에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키우고 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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