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광주에서 열리는 제88회 전국체전 경기에 태권도 역사상 최초로 전자호구(몸통부위)가 도입될 예정이다.

전국시도태권도협회전무이사협의회(회장 노순명· 이하 전무협)는 지난 13일 서울시태권도협회가 주최한 전자호구 경기를 참관한 후 국기원 강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이번 경기를 통해 드러난 무게, 강도조절, 센서 고장 등 3-4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을 전제로 전자호구를 전국체전에서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 13일 국기원에서 열린 전자호구 경기를 태권도계의 주요 관계자들이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시도협회 전무들은 전자호구 경기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난상토론을 한 결과 전자호구를 전국체전에서 사용하는 방안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전무협은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KTA에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에 전자호구 시연회를 실시하도록 제안하고, 시연회를 하면서 전자호구의 문제점을 보완, 개선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안종웅 경기도협회 전무와 김창수 충남협회 전무 등은 “전자호구 업체에 문제점을 언제까지 보완하라는 기한을 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임윤택 서울시협회 전무는 “전국체전에 전자호구를 사용하겠다는 우리들의 의지만 확고하면 된다. 전무협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해, 만약 KTA 집행부가 전자호구 사용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이에 대한 적지 않은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노순명 전무협 회장은 지난 15일 “문제점을 보완하는 조건부 형식으로 전국체전에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KTA가 시연회를 열어 전자호구의 기능을 점검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고, 전자호구의 문제점을 해소해 전국체전에서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것은 KTA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A 측은 경기규정에 ‘전자호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16개 시도협회가 만장일치로 합의했다면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KTA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전자호구를 사용하려는 기본 방향에 KTA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전국체전 자체가 16개 시도의 장(場)인 만큼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것에 합의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16개 시도협회가 합의했다고 해도 KTA의 정상적인 승인 절차와 공론화 과정을 밟은 등 명확한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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