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스텝과 발차기는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태권도 기술로 세계의 격투기 선수들과 맞서며 K-1(세계종합격투기대회)에서 태권도의 위력을 각인시키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박용수(26.T엔터테인먼트)가 장본인.

K-1 데뷔 후 3연승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지난 4월 첫 패배를 맛보았다. 이후 태국 푸켓의 신비짐(태국 최고 권위의 무에타이 전문도장)으로 혹독한 훈련을 떠난 박용수는 검게 그을린 피부위로 볼 살이 홀쭉한 모습의 그에게서 “태권도는 역시” 라는 세간의 인식을 날려버리기 위한 피나는 훈련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K-1에서 한국선수 세 명을 상대로 3연승 한 마이티모(미국)와의 대전을 위해 비공개 훈련을 하고 있던 그를 지난달 30일 신림동 태웅회관에서 만났다.

박용수.

- 종합격투기에서 만큼은 “태권도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 전혀 그렇지 않다. 태권도의 스텝과 발차기는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K-1의 모든 선수들도 각종 무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누가 얼마나 빨리 링 위에서 적응하느냐의 차이다.

- 앞으로의 경기도 태권도를 기본으로 한 경기운영방식을 유지 하는가.
△ 태권도 스텝에도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배분을 통해서 상황에 맞게 경기 스텝을 변화시킬 것이다. 지켜보는 팬들도 항상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기 때문에 기존에 착용하던 태권도복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 박 선수의 발차기를 보고 크로캅을 능가한다고 호평한다.
△ 나의 발차기가 크로캅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크로캅은 최고의 선수다 최고의 선수와 비교해 좋은 평가를 해주는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발차기 이외 다른 기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 입식 타격기에서의 기술은 주먹과 발차기 둘로 나뉜다.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후에도 매일 복싱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 전지훈련을 통해 많은 보완이 이루어졌나.
△ 지난 4월 카오클라이(태국)와 대전에서 패배 이후 태국에서의 특별훈련을 통해 하루 두 차례 체력훈련과 복싱위주의 훈련을 했다. 훈련이후에 8kg 체중감량에도 성공했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체중감량을 염두하고 있다. 복싱기술과 가드부분의 부족도 상당 부분 보완했다고 자신한다. 당시의 패배를 곱씹으며 실전훈련에 접목시켰다.

- K-1 데뷔 후 첫 패배였는데.
△ 팬들의 많은 응원이 있었다. 경기 전날까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비관적인 얘기도 있어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좋은 선수(카오클라이)와의 경기는 부족한 나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K-1은 노련한 경기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는 운동선배들과 내가 겨루는 곳이다. 팬들에게 항상 그대로인 선수로 인식되기 싫다.

- 다섯 번째 K-1 경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 대학 때부터 K-1경기를 보며 동경해왔다. 2006 K-1 월드그랑프리 오프닝 무대 데뷔이후 오는 7월에 열릴 예정인 K-1아시아 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마이티모와의 대결을 위해 이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해야한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경험을 쌓기 위한 다섯 번째 대회가 아니다. 팬들을 위한 우승뿐이다.

- 태권도인들과 한국의 뭇 남성들의 기대와 희망이 집중 돼있다.
△ 태권도를 하며 나를 이끌어 주신 스승들 모두 부상 없이 좋은 경기만 보여주길 바란다. 승리했던 기억이 많다. 아직 가장 힘든 순간을 맞보진 못했다. 어떤 시련이 닥칠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성원과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승리의 기억들만 주고 싶다. 챔피언이 돼서 돌아오겠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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