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제88회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에 전자호구를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일고 있어 성사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무협 회의에서 임윤택 서울시협회 전무가 전국체전에 몸통부위 전자호구를 사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임윤택 서울시태권도협회 전무이사는 지난 27일 올림픽공원 편익시설 C동의 한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시도태권도협회전무이사협의회(이하 전무협) 회의에서 “소년체전은 시간이 촉박해 어쩔 수 없지만 전국체전만큼은 몸통부위만 전자호구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임 전무는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전자호구를 도입하려고 했던 당위성과 시행착오를 설명하면서 “최근 서울시협회가 주최한 두 차례 대회(전국체전 서울 대표선발전)에서 몸통부위의 전자호구만 사용했더니 효과가 좋았다”며 “이번 전국체전에는 몸통부위만 사용하되 얼굴과 주먹, 난이도가 있는 회전 기술 등은 부심이 판정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몸통부위 만큼은 사람이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전무들의 동참으로 유도했다.

임 전무의 이같은 제안에 박경환 전남협회 전무와 오승철 경남협회 전무 등이 적극 동의했다. 전자호구를 사용하자는 제안에 반론을 제기한 전무들은 한 명도 없었다. 전국체전에 전자호구를 사용하면 ‘힘’과 ‘청탁’에 의한 판정 시비와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 많은 전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승철 전무는 “전자호구를 사용하자는 제안에 동감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대회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대한태권도협회와 시도협회 관계자들이 몸통부위만 사용하는 전자호구 대회를 참관하면서 과연 효과가 있는지 방법론을 모색하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임 전무는 “6월에 국기원에서 전자호구 대회(전국체전 서울 선발전)를 하니까 그 때 대회를 참관하자”고 말해, 전국체전에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사안은 서울시협회가 주최하는 전자호구 대회를 참관한 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KTA 측은 “전자호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합의만 된다면 대한체육회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전국체전에 전자호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태권도 경기에서 판정 시비의 소지가 되어 왔던 것은 주로 몸통 공격에 대한 판정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전자호구가 상당 부분 해결해 준다면 판정 시비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서울시태권도협회가 주최한 제88회 전국체전 서울시 고등부 대표 2차선발 대회에서 한 선수가 몸통부위 전자호구에 체급별 강도를 입력하고 있다.

판정 시비는 그 누구도 자신있게 척결하기 힘들었던 태권도계의 해묵은 고질병. 몸통 전자호구의 미비점이 완전히 해결되고 심판들이 얼굴 등 특정 분야만 판정해 이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판정 시비는 많이 사라질 것이다.

이럴 경우 태권도가 지니고 있는 취약점이 해소되어 관중들과 시청자들에게 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서게 될 것이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잔류하는 일도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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