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초등학교 신입생 등 어린 학생들을 겨냥한 학원가의 상술이 판을 치고 있다. 학습지 관련 업체와 학원에서 나온 판촉원들은 교묘하게 어린이들에게 접근, “학원에 다니면 선물을 준다”며 현혹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학기 초반을 넘어섰지만 이런 모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선 태권도장의 관계자들도 관원을 모집하기 위해 하교 길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각종 선물을 나눠주는 등 ‘관원 모집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케팅 수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도장의 관장이 사범들과 함께 학교 앞에서 어린이들에게 MP3, 고급 인라인스케이트, 게임 CD, S-보드, 도서상품권 등을 주며 입관을 유도하는 것과 전문 마케팅 업체와 계약해 입관 관원 수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대전의 한 학부모는 “얼마 전 아이가 태권도장을 다니고 싶다고 졸라 입관을 시켰는데, 며칠 후부터 못 보던 S-보드를 타고 있었다”며 “아이가 S-보드를 가지고 싶어 도장을 다니겠다고 졸랐던 것 같다. 순진한 아이를 선물로 유혹했다는 생각을 하니 참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실상은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에 걸쳐 횡행하고 있다. 

A 태권도인은 “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에게 알림장을 나눠주면서 도장에 입관하면 수련비를 50% 할인해 준다며 광고하는 관장들이 있다”고 장사꾼이 다 된 일선도장 관장들의 실태를 비꼬았다.

또 B 태권도인은 “학교 앞에다 장난감을 깔아 놓고 도장에 오면 장난감을 준다고 꼬드기는 관장을 봤는데, 처량해 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물론 “오죽하면 선물과 경품으로 관원생 모집을 하겠느냐”며 경영난에 허덕이는 일선도장의 현실과 지도자들의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많은 태권도인들은 “도장도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최소한 지역사회의 교육기관으로서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며 “판단 능력이 없는 어린 학생들에게 선물이나 상품권으로 꾀어내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태권도인은 “경기 침체와 저출산 풍조 등으로 일선도장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고는 하지만 교육자인 지도자들이 속칭 ‘야바위꾼’처럼 속물근성을 드러내는 것은 태권도의 사회적 이미지 등 여러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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