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태권도는 축구와 레슬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기 스포츠다.

이란의 태권도 수련 인구는 150만 명으로 추정된다. 4,000여 개의 도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수련층도 다양하다. 게다가 각종 국제대회 및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 그 인기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강지원 단원이 뛰어앞차기 시범을 하고 있다.

이번 이란 방문의 목적은 1985년부터 이란 태권도 보급에 선두주자인 강신철 관장과 이란태권도협회 초청으로 16개주 중 4개주 순회시범과 제 1회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와 제 19회 이란혁명기념국제태권도대회 오프닝 시범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월 5일 오후 4시 인천공항. 우리단원들은 최종점검을 마치고 이란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8시간의 비행시간동안 많은 생각들이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이란에 도착 현지시간으로 새벽 3시. 이른 새벽에도 이란 협회관계자들이 시범단을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곧바로 숙소인 올림픽호텔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었다.

휴식도 잠시 첫 시범이 있을 쿠제스탄주로 이동해 쿠제스탄협회장 및 임원들 그리고 기자단으로 인해 공항은 한바탕 떠들썩했다. 쿠제스탄주는 전통을 중시하고 여자와 남자를 확연히 구분짓고 규율이 엄한 곳이다.

여자단원으로서 나는 아쉽지만 다음기회로 시범을 미루어야만 했다. 이란은 지역별로 남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시범장소인 고츠 스포츠 센터에 도착하여 최종리허설을 하였다.

이를 치켜보던 현지인들은 환호성을 보내며 열성적으로 맞이하여 주었다. 행사 전 이란 특유의 기도문과 음악이 나오고 시범단 소개와 함께 시범은 시작되었다. 기본 기술부터 화려한 발차기 기술까지 태권도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들을 1시간정도 선보였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사진과 비디오 촬영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성공적인 시범을 마친 뒤 협회장으로부터 저녁만찬에 초대되어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만찬 후 바로 테헤란으로 돌아와 이스파한주로 발길을 옮겼다. 이스파한은 관광 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며 공산품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의 공산품인 80%가 다시 수도인 테헤란으로 간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쿠제스탄이 시골적인 느낌이라면 이스파한은 질서정현 하고 틀이 잡힌 현대적인 곳이다.

시범 장소인 피루지 체육관에서 리허설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면서 포스코건설 측의 점심 초청을 받아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피루지 체육관은 70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며 시범 전 전좌석이 꽉 찼다.

체육관에 들어오지 못해 밖에서 아우성을 치는 사람도 300명정도였다. 이처럼 태권도에 열광하고 함성을 지르는 모습은 마치 연예인의 콘서트와 견주어도 될 만큼 그 열기는 대단했다. 7,000명이 한 번에 내는 열기와 탄성은 시범단을 압도하였다.

단원들은 더 긴장하였고 차분하게 시범을 이끌어 나가야했다. 인사와 함께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시범은 시작되었다. 송판특유의 격파소리와 함께 이란인들은 열광해 주었고 시범단의 기술과 실력을 인정해 주었다.

특히 고난이도 기술인 사과격파와 한번 호신겨루기 등 격렬한 동작이 들어간 기술을 보고 탄성의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시범을 마친 후 관객들이 단원들을 좀 더 가까이 보기위해 순식간에 내려오는 상황이 벌어져 큰 사고가 우려됐으나 경찰들의 경호로 무사히 차량에 탑승할 수가 있었다.

이란사람들의 열기를 가슴에 품고 성황리에 시범을 마친 시범단은 이란 전 협회장, 현 이스파한시 협회장, 이란 사무총장, 이란 TV 방송국 관계자, 이란 법무관과 동행하여 이스파한의 유명 명소를 관광하며 많은 것들을 눈에 담아두고 좋은 추억거리들을 만들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다음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주 행사시범을 위해 다시 테헤란으로 이동하였다.

유지나 NSH 단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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