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가면 30대 후반의 혈기 왕성한 태권도 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

그가 바로 아산시 용화동에서 '에스원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태희 관장(37․공인 6단)이다.

어린 시절, 씨름을 잘해 씨름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고, 20대 시절에는 무인경비시스템 회사인 '에스원'에 입사, 영업소장을 역임하며 자신의 기개를 맘껏 펼치기도 했다.

지난 1월, 그를 만나 태권도 지도철학과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그는 아산시태권도협회 사무국장과 충남태권도협회 상벌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문일답>

임태희 관장이 수련생 앞에서 품새를 시연하고 있다.

- 어떻게 해서 태권도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나. 

고등학교 졸업 후 태권도와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해 왔지만, 태권도는 계속해 왔다. 1999년 천안에 도장을 개관해 운영하다가 2000년 2월 아산으로 옮겨 줄곧 이곳에서 태권도를 가르쳐 왔다. 도장 이름은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한 무인경비시스템 '에스원'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 경기침체로 도장 운영이 어렵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가고 있나. 

관원은 140명 정도다. 그러나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현혹적이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관원을 모집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태권도를 열심히 가르치면 학부모들이 인정해 줄 것으로 믿는다.

현재 태권도 지도는 사범을 두지 않고 나 혼자 가르치고 있다. 자질 미달의 사범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땀을 흘리며 지도하는 것이 훨씬 낫다. 아직 젊기 때문에 나 혼자 태권도를 가르쳐도 거뜬하다.

- 자신만의 태권도 지도철학이 있다면. 

나는 기본적으로 도장에 오면 땀 흘려 수련하고 도복이 땀에 젖은 채로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인한 체력을 기르는 심신단련이 태권도 수련의 핵심이다. 그래서 기초 체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수련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 학교체육을 응용한 체력 단련 프로그램을 많이 가르치는 편이다.

임태희 관장이 여자 수련생의 발차기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있다.

- 요즘 일부 도장들은 학부모들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하고 있다. 어떤 이벤트를 하고 있나. 

일부 도장들은 다채로운 이벤트를 할 지 몰라도 우리 도장은 별다른 이벤트나 행사를 하지 않는다. 에스원에 근무할 당시, 고객들을 대하는 노하우를 많이 터득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참가하는 이벤트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학부모들에게 인정을 받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다만, 2주일에 한번 정도 수련의 지루함을 떨쳐버리고, 체력 향상과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해 산이나 공원으로 나가 야외 수련을 한다. 아울러 수련생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도장에 책꽂이를 마련해 평소 팩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 집중력과 이해도가 좋아져 태권도를 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 어떨 때 지도자로서 보람을 느끼나. 

태권도를 그만 둔 제자들이 다시 태권도를 배우겠다며 찾아올 때, 그리고 태권도를 통해 변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편지로 보낼 때가 가장 기쁘다.

- 태권도계의 가장 나쁜 관행은 시기와 모함, 음해가 횡행한다는 것이다. 또 일선 지도자들이 다양한 세계를 접하지 못해 사고가 획일적이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일선 지도자들은 세계관이 좁다. 다양한 세계를 접하지 못하고 태권도 안에 머물다 보니, 보는 시각도 한정돼 있는 것 같다. 또 자기 자신 위주로 생각하고, 폭넓게 남을 포용하지 못한다. 이런 것이 하루빨리 없어져야 태권도가 발전한다.

서성원 기자  dssin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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