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러시아 첼라빈스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장웅 총재)의 양 시범단이 나란히 개회식 무대 축하시범을 펼치는 역사적인 순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020년 동경장애인올림픽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이라는 낭보를 전한 WTF 조정원 총재가 연이어 ITF 시범단의 WTF 세계선수권 개회식 축하시범 초청이라는 반가운 새 소식을 꺼내들었다.

WTF 조정원 총재가 첼라빈스키 세계선수권대회 ITF 장웅 총재와 시범단 초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면.

이날 조 총재의 구상 중 가장 큰 이목을 끈 것은 오는 WTF 세계선수권대회 ITF 시범단 초청.

조 총재는 “WTF-ITF의 통합은 불가능하지만 양 기구가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또 양 단체 선수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문호를 개방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로 지난해 8월 양 단체 간 합의의정서를 체결했고, 지난달 18일 ITF측에 첼라빈스키 세계선수권 개회식인 5월 12일 장웅 총재와 20명의 시범단을 공식 초청했다. 아직 문서로 확답을 받은 것은 없지만 ITF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때마침 ITF 세계선수권대회도 올해 예정되어 있어 좋은 교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IOC 공식 승인 국제경기단체인 WTF와 북한 태권도를 중심으로 하는 장웅 총재 계열의 ITF의 건설적 교류는 비단 두 단체 간 관계 개선을 뛰어넘어 세계평화 기여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냉전시대의 유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의 관계에도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를 추구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에서도 태권도의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그리고 WTF는 지난 2013년 12월 UN 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UN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UNOSDP)과 장애인 태권도평화봉사단 프로그램, 유스리더십프로그램 협력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어 UN과 IOC의 ‘평화’ 가치를 실천하는 견인 단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IOC에서 WTF의 긍정적 역할이 순항하면서 조정원 총재의 IOC 위원 피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IOC는 개인 자격의 IOC 위원 70명을 포함해 국제경기 단체 대표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몫 15명, 그리고 선수위원 15명으로 구성된 IOC 위원 정원 중 현재 조 총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경기단체 몫이 5자리 비어있다.

특히 IOC가 지난해 12월 모나코 총회서 ‘아젠다 2020’을 승인하면서 국제경기단체 출신의 IOC 위원 70세 정년 제한 규정을 없애 현재 69세인 조 총재가 IOC 위원에 피선될 경우 WTF 총재 임기와 연동해 IOC 위원직을 맡을 수 있다.

조 총재가 IOC 위원으로 선출될 경우 한국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선수위원 몫의 문대성 위원에 이어 태권도계에서만 세 번째 한국인 IOC 위원을 배출되게 된다. 여기에 IOC 위원을 두고 한국 내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장녀 조현아 씨의 일명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인해 심각한 데미지를 입어 조 총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WTF 발전 구상 중 미진하게 평가되는 글로벌 마케팅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조 총재는 단체전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 태권도를 꺼내들며 비전을 제시했다.

조 총재는 “진작부터 추진하고 있는 프로 태권도의 가시화가 결국 글로버 마케팅, 미디어 프랜들리의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멕시코의 문대원 위원장을 필두로 최근에도 전략회의를 갖는 등 준비하고 있다. 가급적 6월 전에 프로태권도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12개국 정도는 프로 태권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정리가 되면 5월 세계선수권대회 즈음에는 가시적인 윤곽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벌 마케팅의 첩경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베트남서 개최를 철회한 올해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대해 조 총재는 “경제사정으로 인해 개최를 철회했다. 아무래도 창작품새가 이슈라고 판단하는 만큼 올해 대회는 모스크바나 멕시코서 그랑프리대회와 연동해 하루 일정으로 창작품새 위주로 대회를 치르고, 향후에는 겨루기 대회와 마찬가지로 격년제로 대회를 치를 것을 검토하고 있다. 창작품새를 통한 스타 발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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