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WTF 공인을 받은 KP&P 전자호구가 몸통 전자호구 시스템에 이어 머리 득점과 주먹 득점에 전자 시스템 방식을 도입한 첫 시도가 결국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개인전의 경우는 논외로 하고, 5인조 단체전의 경우 경기 지연과 단체전의 특성인 다이나믹함을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다.

가속도 칩이 내장된 KP&P 전자 헤드기어

한국실업태권도연맹회장기 둘째 날인 22일, 5인조 단체전에 첫 전자호구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실업연맹은 지난 대회까지 일반호구 대회를 지향해왔다. 그러나 세계연맹 경기 방식의 흐름과 전자호구 기술의 발전 등에 변화에 발맞춰 5인조 단체전에 첫 전자호구 방식을 시도했다.

사전에 대한태권도협회와 협의를 마친 후 치러진 이번 시도는 특히 발 공격에 의한 몸통공격 뿐만 아니라, 헤드기어와 손 장갑에도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해 치러졌다.

머리 공격의 경우 헤드기어에 장착된 칩을 통해 충격 파워치(5 이상)가 진동으로 부심기에 전해지고, 정상적인 공격이라고 판단한 부심들이 버튼을 누르면 점수로 표출되는 반자동 방식, 주먹공격의 경우 파워치 40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점수로 표출되는 전자동 방식. 단, 바른 주먹 공격이 아닐 경우 주부심이 합의해 바로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준결승까지 이러한 방식으로 전자 시스템을 도입해 대회를 치른 주최 측 실업연맹은 결국 준경기 한 경기와 결승전은 발 공격에 의한 몸통공격만 전자호구 방식으로 치르는 기존 형태로 남은 경기를 진행시켰다.

이에 대해 실업연맹 박계희 전무는 “전자헤드기어의 경우 대기선수들의 전자호구에서 오류가 빈번히 발생해 경기가 중단되어 흐름을 끊는다. 그러나 오류로 인한 경기 지연보다 중요한 문제는 전자호구 도입 자체가 5인조 단체전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5인조 단체전은 점수상한선인 48점을 설정할 정도로 다득점과 박진감을 자랑한다. 그런데 전자호구를 사용하면 이러한 장점이 반감된다”고 밝혔다.

대한태권도협회 전정광 심판위원장 역시 “선수들이 바닥에 넘어질 경우에도 머리 공격을 알리는 진동이 부심기에 전해진다. 주먹공격의 경우 전자동으로 점수로 표출된 후 주부심이 바른주먹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점수를 빼면 되지만, 이럴 경우 경기 흐름은 끊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 한겨례는 “선수들로서는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다만 5인조 단체전의 경우 기세와 맥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역시 같은 의견을 전했다.

몸통 공격이 성공하자 LED 기둥에 득점을 알리는 불빛이 표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KP&P 측 관계자는 “주먹 공격의 경우 언제든지 반자동 형태로 수정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차례의 테스트 결과 파워치 40 이상일 경우 바른 주먹 공격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 흐름의 맥을 끊는 다면 언제든지 반자동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전자헤드기어의 경우 기존의 충격량 방식이 아닌 가속도 방식의 칩을 장착해 최소의 터치라도 감응 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다른 충격이 진동으로 전해지는 현상 역시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KP&P가 기술적 보완 및 수정을 통해 이날 나타난 경기 흐름 지연 등은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5인조 단체전의 장점인 빠른 스피드의 박진감, 경기 특성상 기세와 맥이 중요시되는 특성을 감안할 경우 전자호구 방식 자체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날 KP&P는 경기장 주면의 LED 기둥과 라인을 설치해 점수가 표출될 경우 홍과 청으로 불빛이 들어오도록 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회전간 휴식과 경기승패를 가릴 경우에도 시각적 효과를 전할 수 있도록 해 주목을 끌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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